국제 신흥국 연쇄 디폴트 본격화?…라오스가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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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2-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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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화 약세·유가 폭등 속 외화부족·부채위기…무디스·피치 신용평가 '빨간불'

스리랑카 디폴트·파키스탄 위기 이어 세 번째 '경고음'



동남아시아 라오스가 외환부족과 치솟는 물가로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처했다는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아시아·개발도상국을 덮친 부채 위기 속 이미 디폴트에 빠진 스리랑카, 국제통화기금(IMF) 협상으로 아슬아슬하게 버티는 파키스탄에 이어 다음 차례가 왔다는 위기감이 번지는 모습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14일(현지시간) "다가오는 부채 위기는 라오스를 아시아 디폴트의 다음 차례로 놓고 있다"며 이 같은 위기를 조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아누슈카 샤 부사장 겸 고위 신용담당자는 라오스의 Δ통치력 약화 Δ높은 부채 부담 Δ만기 외채 대비 불충분한 외환보유액에 따라 국가신용등급을 Caa3로 한 단계 강등한다고 밝혔다.


인구 750만 규모 라오스는 현재 고유가와 통화가치 폭락으로 전국적인 연료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부채 규모는 1975년 이후 철권통치로 권력을 장악해온 공산주의 정권의 존립을 흔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결국 디폴트를 공식화한 스리랑카의 상황과 거의 판박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유가 급등과 달러 강세로 인한 수입품 가격 상승은 가뜩이나 높은 부채 부담과 취약한 국가 수익, 불충분한 외환보유액으로 대표되는 스리랑카, 파키스탄, 라오스 등 아시아 개발도상국의 위기를 가중하는 것이다.


부채의 상당부분을 중국에 빚진 것도 공통점이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부채는 145억 달러에 달했으며, 그 절반가량은 중국에 졌다.


여기엔 작년 12월 가동을 시작한 59억 달러 규모 중국-라오스 철도 대금 30%에 해당하는 대출이 포함돼 있다.


작년 12월 기준 라오스의 대외지불준비금은 13억 달러인데, 같은 액수를 2025년까지 매년 대외채무로 상환해야 한다. 이 채무의 핵심은 중국-라오스 철도 노선에 공급할 전력을 위해 국영전력청(Electricite du Laos) 진 빚이다.


중국의 인프라 사업 '일대일로' 추진으로 빚더미에 오른 셈이다.

마힌다 라자팍사 총리 사임으로 이어진 스리랑카와 달리, 일당제로 집권 중인 라오스 인민혁명당은 건재할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경제위기가 계속돼 치솟는 인플레와 연료 부족 사태가 계속되면 국민을 달래는 데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현지 통화 킵의 달러 대비 가치는 지난 1년간 36% 하락하면서 지난달 인플레이션이 약 13%를 기록, 2004년 이후 최고치로 치솟고 있다. 올해 인구 3분의 1이 중위소득빈곤율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유가 속 통화가치가 하락하다보니 연료 부족의 고통은 배가 되고 있다. 라오스 현지 언론은 매달 필요한 가스량이 1억2000만 리터인데 그 절반도 공급되지 않고 있다고 지난달 보도한 바 있다.


호주&뉴질랜드은행그룹 싱가포르 지사장 쿤 고는 "기본적으로 달러가 부족하다"며 "수년간의 경상수지 적자로 전체 수입품목 지불을 감당할 미 달러 확보 능력이 충분치 않다"고 진단했다.


WB는 올해 라오스 경제 성장률을 3.8%로 전망하지만, 채무 재협상이 관건이다. 알렉스 크레머 WB 라오스담당국장은 "정부 부채와 세수 부족으로 상황이 특히 어렵다"고 말했다.


피치레이팅스는 라오스의 신용등급에 'CCC'를 주고 있는데, 이는 디폴트 가능성을 반영한다고 제레미 주크 피치 아시아부채평가국장은 전했다.


◇관건은 中 관련 채무 조정


피치의 주크 국장은 중국과의 채무재조정이 앞으로 남은 핵심 문제라면서도, "중국으로부터 얼마나 얻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비엔티안 타임스에 따르면 라오스 정부는 이번 위기를 다루기 위해 지난주 고위급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중앙은행도 인플레를 진정시키기 위해 통화 긴축에 들어갔다.


쿤고는 "라오스 정부가 현 시점에서 상황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달렸지만, 분명히 몇 가지 중요한 일정이 다가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