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LF 이스라엘·이란 '그림자 전쟁' 새로운 국면으로 확대

페이지 정보

작성일 22-06-16

본문

이스라엘 핵개발 무관한 이란 요원 이란에서 암살

이란 주변국들과 관계개선해 이란 포위도 추진

이스라엘 파괴해 중동 패권국 되려는 이란에 맞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벌이는 대이란 비핵 그림자 전쟁"이라는 기고문에서 이스라엘이 대이란 공격을 확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필자는 중동 보도 및 분석센터의 책임자인 조나산 스파이어다.


이란 수도 테헤란 자택에서 발생한 하산 호다에이 이란 대령의 피살은 이스라엘의 대이란 전략이 크게 변했음을 보여준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프로그램을 막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최근 이란이 제기하는 위험의 범위를 크게 확장한 것으로 보이며 대응 행동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22일 피살된 호다에이 대령은 핵프로그램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그보다는 이란혁명수비대 정예부대인 쿠드스 소속 간부다. 그는 납치, 암살 등 대외 공작 활동을 담당했다. 또 레바논 헤즈볼라 반군에 드론과 미사일 기술을 전수하는 역할도 했다. 이스라엘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해외의 이스라엘인 납치를 배후조종했다.


호다에이의 피살은 올들어 이스라엘이 이란 영토 안에서 벌인 핵프로그램과 무관한 두번째 공격 사건이며 특정인을 겨냥한 첫번째 사례다. 이스라엘은 지난 2월 중순 케르만샤의 공군기지를 공격해 수백대의 드론을 파괴했었다.


이스라엘은 2018년 이란의 핵개발문서를 훔쳐냈고 핵프로그램 관여 과학자들을 살해했으며 2021년에는 나탄즈 우라늄농축시설에서 발생한 폭발 사건을 일으키는 등 핵시설을 파괴했다. 이들 사건은 이스라엘이 이란의 보안망을 뚫는데 성공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스라엘은 이외에도 보다 큰 범위에서 이란의 대중동 영향력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그림자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스라엘 공군기들은 시리아내 이란 관련 시설을 파괴해왔다. 시리아와 레바논에서 암살 작전도 벌여왔다. 이스라엘 공군기들은 멀리 이라크의 비행장도 공격했다.


그러나 최근 이스라엘이 이란 영토 안에서 핵과 무관한 개인을 암살한 것은 심각한 상황이다. 이같은 변화는 전술적인 것이 아니며 총리의 승인 없이는 실행이 불가능한 일이다. 이스라엘 내부에선 이란의 핵프로그램을 보다 광범위한 중동 지배 전략과 분리해 다룰 수 없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공개적으로 그같은 인식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 2020년 2월 국방장관 시절 그는 기자들에게 "문어 다리가 공격하면 다리에 반격하지 말고 머리에 반격해야 한다. 우리는 몇 년동안 계속해서 레바논, 시리아, 가자 지구에 있는 이란의 문어다리에 맞서 싸워왔다. 이제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2020년 6월 이스라엘군은 이란이 이스라엘에 제기하는 모든 위협을 도출하는 부서를 설립했다. 이 부서가 도출한 이란의 위협에 맞선 대응이 현재 실천에 옮겨지는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중동지역의 패권국이 되려는 복합 전략을 추진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략에서 이스라엘을 파괴하는 것이 핵심 요소다. 이란은 이에 의거해 정치적 및 군사적 대리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미사일을 개발하고 이를 뒷받침할 핵능력도 개발하고 있다.


이에 맞서 이스라엘도 종합 대책을 마련해 맞서고 있다. 이란 북부 아제르바이잔과 남서부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사우디아라비아 등 이란 주변 국가들과 관계를 개선하는 것도 이같은 대응책의 일환이다. 미 중부사령부가 지난해 이스라엘을 작전 구역으로 포함시킨 것도 미사일 방어체계 구축 등 이스라엘의 대응책 추진에 도움이 되고 있다.


케르만샤 드론 파괴와 테헤란에서의 호다에이 암살은 이스라엘의 새로운 대응책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호다에이 암살 뒤 3명의 이란 고위 보안 요원이 의문의 죽음을 당하기도 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그림자 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