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 ‘강제노동 금지법’에 신장 면화 직격탄, 가격 폭락···중국 정부 비축도 역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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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2-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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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 생산된 제품의 수입을 전면 금지한 미국의 ‘위구르족 강제노동 금지법’ 시행으로 신장산 면화가 직격탄을 맞았다. 판로가 막혀 재고가 쌓이고 가격이 폭락하자 정부가 직접 구매에 나섰지만 시장을 안정시시키에는 역부족이란 평가다.


중국비축면관리총공사는 13일부터 최대 50만t의 신장산 면화를 구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정부 차원에서 신장산 면화 비축에 나선 것으로, 최근 미국에서 시행된 위구르족 강제노동 금지법에 따라 면화 재고량이 증가하고 가격이 크게 떨어진 데 따른 시장 안정화 조치다. 지난달 21일 시행된 위구르족 강제노동 금지법은 중국 신장에서 생산된 제품을 모두 강제노동의 산물로 간주해 미국 내 수입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은 완성 제품뿐 아니라 생산 과정에서 신장의 원료나 반제품, 노동력을 사용한 제품도 모두 수입 금지 대상에 포함한다.


위구르족 강제노동 금지법 시행으로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은 것이 바로 면화 산업이다. 지난해 기준 신장의 면화 생산량은 527만t으로 중국 전체 생산량의 91%, 전세계 생산량의 약 20%를 차지한다. 신장산 면화가 해외로 직접 수출되는 양은 많지 않지만, 중국 내 의류·섬유 공장들이 대부분 신장산 면화를 원료로 제품을 만들어 해외에 수출해왔다. 하지만 위구르족 강제노동 금지법 시행으로 수출 차질을 우려한 의류·섬유 업체들이 신장산 면화 사용을 기피하면서 판로가 막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신장지역 면화 공장들은 법 시행 전부터 이미 영향을 받기 시작해 지난 5월말 기준으로 예년보다 100만t 이상 많은 330만t 가량의 재고가 창고에 쌓인 상태다.


재고량 증가는 곧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중국국가면화거래소가 집계한 12일 기준 면화 현물 가격은 1t당 1만7599위안으로 지난 1월보다 20% 이상 떨어졌고, 같은 날 정저우 상품거래소의 면화 선물 거래는 1t당 1만5990위안에 마감됐다. SCMP는 “신장 면화 가격은 최근 몇 달 동안, 특히 미국의 위구르족 강제노동 금지법이 시행된 6월 이후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중국 당국이 시장 안정을 위해 면화 수매에 나선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약 15개월만이라고 전했다. 중국비축면관리총공사는 면화 현물 가격이 1t당 1만8600위안 미만으로 유지되는 한 수매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정부 조치에도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신장 남부의 한 면화 공장 관계자는 “시장은 더 이상 확신이 없고, 정부의 비축 발표도 시장을 거의 부양시키지 못했다”면서 “지난해 가을 수확기 원면을 1t당 2만4000위안 정도에 구매했기 때문에 국가 비축물량으로 면화를 팔면 1t당 최소 6000위안을 손해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국선물 우신양 분석가도 “정부 비축은 시장에 제한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할 뿐이지 가격 상승을 지원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