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LF ㈜한화·한화건설 합병작업 잠정 중단…이라크 사업 손실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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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2-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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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가 올해 초부터 본격 추진한 한화건설과 합병 작업이 잠정 중단 상황에 이르렀다. 애초 올해 말 완료를 목표로 이 작업을 진행했지만 대형 프로젝트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사업’의 손실이 예상보다 크다고 분석, 동향을 조금더 지켜보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2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화는 100% 자회사인 한화건설에 최근 합병 작업을 잠정 중단한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는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권 승계 준비 등을 목적으로 한화건설을 흡수합병하는 안을 검토하고 올 초부터 관련 준비를 해왔다. 이 계획대로 된다면 지금은 하나의 법인인 한화건설이 ㈜한화 건설부문으로 바뀌는 셈이다.


여기에 대해 ㈜한화와 한화건설 측은 “확정된 바가 없다”라고 손사레를 쳤지만, 상당부분 논의가 진행됐다는 게 건설업계의 진단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올해 말 ㈜한화와 한화건설의 합병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하지만 ㈜한화가 이 작업 진행에 제동을 걸었다.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어 합병에 대한 비용이 편익보다 클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익명을 요구한 한화건설 관계자는 “㈜한화가 지난달 한화건설 경영진에 흡수합병 작업을 잠시 중단한다고 알려왔다”라고 말했다. 이어 “100억달러 규모(현 환율로 약 13조원)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의 손실이 예상보다 크다는 점을 그 배경으로 꼽았다”라고 덧붙였다.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은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 동남쪽에 위치한 비스마야 지역에 주택 10만여가구와 사회기반시설(SOC)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건설엔지니어링사 건화가 밑그림을 그렸다. 총 계약금액이 101억달러에 달한다. 애초 한화건설은 2020년 이 공사를 끝낼 예정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과 시리아 내전 등으로 공사기간이 오는 2027년까지로 미뤄진 상태다.


여기에 합병이 공식화 단계에 이를 경우 이라크 사업에 대한 ㈜한화 주주들의 반발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한 모습이다.


한화건설 내부에서 추산한 이라크 공사 관련 미수금은 8000억원에 다다른다. 더불어 공사 중단으로 재고 자산으로 묶인 건자재의 손실액이 1500억원 규모라는 추정이다. 실제 한화건설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에 대한 주택사업 미수금은 5637억원, 인프라 조성사업 미수금은 1937억원이다. 총 7574억원이다.


여기에 대해 한화건설 측은 “선수금 잔액(약 7500억원)으로 충분히 상계가 가능해 전액 리스크로 보기 힘들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한화와 합병, 더 나아가 합병 중단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라고 반박했다.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