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폴란드, 10조 규모 국산 경공격기·전차·자주포 "기본계약 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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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2-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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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50 경공격기 48대와 K2 전차 980대 그리고 K9 자주포 648문

한-폴란드 양국간 기술이전과 현지생산으로 경제전반 협력 강화

터키 부총리, 한국 무기 "기술·가격·도입 시기 고려시 가장 적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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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정부가 27일(현지시간) FA-50 경공격기, K2전차, K9자주포 등 10조원이 넘는 국산 무기체계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안현호 한국항공우주산업 대표, 이용배 현대로템 대표,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부총리 겸 국방부장관, 손재일 한화디펜스 대표, 세바스찬 흐바워크 국영방산기업 PGZ 회장. 사진=국방부 공동취재단


27일(현지시간) 폴란드 정부는 "FA-50 개량형 48대를 비롯해 K2 전차 980대, K9 자주포 648대에 대한 기본계약(Framework Agreement)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장관은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계약 체결식에서 "대(對)우크라이나 지원 때문에 지상·공중 전력의 공백을 채워야 했다"며 "기술·가격·도입 시기 등을 고려했을 때 한국의 무기체계가 가장 적합했다"고 국산 무기체계 도입을 결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로써 국산 군용기 'FA-50 경공격기' 첫 유럽시장 진출을 포함한 'K2 전차'와 'K9 자주포' 등 국산 무기체계의 10조원 규모를 상회하는 대규모 폴란드 수출이 사실상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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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전비가 운용하는 국산항공기 FA-50 전투기의 공중 비행 장면. 사진=공군 제공


브와슈차크 부총리는 특히 "K9 자주포의 경우 (세계적으로) 기술을 인정받고 있어 도입이 빨리 결정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F-16을 운행해본 조종사는 몇 시간이면 FA-50을 연습할 수 있다. FA-50의 기술 효율성이 85%에 이른다"며 "FA-50은 가볍고 F-16을 기반으로 하는 다목적 무기여서 우리가 잘 적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서 K2 전차를 만드는 현대로템의 이용배 대표는 우리 기업을 대표해 "폴란드가 한국과 동일한 무기체계를 사용하면 양국 간 유대관계도 더 깊어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기술 이전과 현지 생산을 통해 경제 전반에 걸쳐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폴란드 정부는 올해 K2 전차 180대를 우선 인도받고 이후 2026년부턴 현대로템으로부터의 기술 이전을 통해 800대 이상의 K2의 폴란드 수출형 모델인 K2PL 전차를 폴란드 현지에서 생산한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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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2 전차

폴란드 측은 우선 K9 자주포 48문을 도입해 우크라이나군 지원에 따른 전력 공백을 대체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폴란드는 올 2월부터 러시아의 무력침공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최인접국이다. 폴란드 측은 이후 한화디펜스에서 생산하는 K9 자주포 600여문을 추가 주문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전체 계약 물량 FA-50, 48대 가운데 12대를 내년 상반기부터 폴란드 측에 납품하고, 이후 현지에 항공정비(MRO)센터도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KAI는 현재 동유럽 국가에 조종사 양성교육기관이 없어 대부분 미국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폴란드에 조종사 양성을 위한 국제비행학교도 설립한다.

KAI는 또 이번 폴란드 수출을 계기로 유럽시장 본격 공략에 나서면서 2024~25년엔 미국 시장 진출도 도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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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9 자주포. 사진=한화디펜스 제공

KAI에 따르면 미 공군 전술훈련기 사업 280여대와 해군 고등훈련기·전술훈련기 사업 220여대도 주공략 대상이다. 이외에도 KAI는 말레이시아·콜롬비아 등에 대한 항공기 수출도 사실상 성사됐거나 성사 직전 단계로 알려졌다.

안현호 KAI 사장은 "유럽은 미국만큼 중요한 시장"이라며 "유럽 수주를 바탕으로 국산 항공기 수출 1000대 목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협약 체결식엔 KAI 안 대표와 현대로템 이용배 대표, 손재일 한화디펜스 대표 등 국내 방산기업 대표와 브와슈차크 부총리, 야로스와프 미카 폴란드군 총사령관, 아르투르 쿱텔 군비청장 등이 참석했다.

한편 당초 폴란드가 미국 항공기와 독일 전차 도입을 우선 검토한 것으로 알려져, 일각에서는 폴란드가 미국·독일을 상대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한국을 '들러리'로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된 바 있다. 또 방위사업청이 이번 폴란드 수출 계약에 대해 함구한 것은 러시아를 의식한 부분도 있다는 분석도 나와 한국의 대(對)러시아 관계에 영향을 줄지도 주목된다.ㅣ파이낸셜뉴스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