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일촉즉발 위기에도..펠로시 하원의장 결국 대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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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2-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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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말레이시아 이륙

미·중 "강력 대응" 긴장 고조

4차 대만해협 위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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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2일(현지시각) 아시아 국가 두번째 순방지인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의회를 떠나며 손을 흔드는 모습의 사진을 말레이시아 공보부가 공개했다. 펠로시 하원의장 일행을 태운 미군 군용기는 이날 말레이시아를 떠났다. 쿠알라룸푸르/AFP 연합뉴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을 태운 것으로 보이는 항공기가 2일 오후 두번째 순방지인 말레이시아를 이륙했다. 예상대로라면 이 항공기는 밤 10시20분(현지시각)께 대만 쑹산공항에 도착한다. 중국의 거듭된 경고에도 펠로시 의장을 태운 비행기가 대만을 향해 이륙함에 따라 대만해협을 사이에 두고 미-중이 치열하게 군사적으로 대립하는 ‘4차 대만해협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이날 펠로시 의장을 태운 것으로 보이는 미 공군 항공기 ‘C-40C’가 현지시각 오후 3시42분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이륙했다고 항공기 항로 추적 누리집인 ‘플라이트레이더24’를 인용해 보도했다. C-40C는 미 공군이 관리하는 행정기로, 보잉 737기의 군용기 버전이다. 펠로시 의장 등 미 의회 대표단이 실제 이 항공기에 탔는지 여부는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는다.


애초 2일 밤 또는 3일 오전으로 예상됐던 펠로시 의장의 대만 도착 시각은 2일 밤으로 좁혀지고 있다. 대만 매체인 <차이나 타임스>는 이날 오전 “펠로시 의장이 2일 밤 9~10시께 대만 쑹산 군사공항에 도착해 타이베이에서 하룻밤을 보낸다. 내일 오전 8시 차이잉원 대만 총통을 만나고, 오후에 대만을 떠날 것”이라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도 2일 소식통 3명을 인용해 펠로시 의장이 이날 밤을 대만에서 보낼 예정이라고 전했다. 미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하는 것은 1997년 4월 뉴트 깅그리치 하원의장 이후 25년 만이다.


펠로시 의장이 탄 항공기가 남중국해를 거쳐 대만 영공으로 들어설 즈음에 미·중 양국 군 사이에 일촉즉발의 위기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치열한 공방이 펼쳐질 수 있다. 자칫 우발적 충돌이 발생하면 미-중 관계 전반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중국 당국은 거듭 강력한 대응 의지를 밝혔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의 입장과 태도는 명확하다. 결연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해 주권과 안보 이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군은 이미 직접 행동에 들어간 상태다. 지난달 30일 대만해협에서 실사격훈련을 한 중국군은 2일부터 남중국해 4개 해역과 그 접속수역에서 6일 밤 12시까지 군사훈련에 들어갔다. 중국 군용기 여러 대가 이날 오전 대만해협 중간선을 근접비행했고 중국 군함들이 중간선 가까이 머물고 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대만을 대상으로 한 무력시위를 넘어 펠로시 의장이 대만으로 들어가는 경로에 군사 조치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미군은 펠로시 의장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에 나섰다. 미국 <에이비시>(ABC) 방송은 익명의 미국 관리를 인용해 로널드 레이건함 항공모함 전단이 대만과 가까운 필리핀해에 배치돼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도·태평양 지역 군사 정세를 다루는 ‘인도퍼시픽 뉴스’는 로널드 레이건함 외에 강습상륙함인 트리폴리함과 아메리카함 등이 대만해협 인근으로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ㅣ한겨례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