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중립국' 스위스, 美 F-35 전투기 도입 '국민투표'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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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2-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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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조원 규모 F-35 구입 방침…美와 마찰 우려도



중립국 스위스에서 미국의 5세대 스텔스 다목적 전투기 F-35 구입과 관련해 국민투표가 진행될 전망이다.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스위스가 지난해 6월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의 F-35 구입 방침을 정한 가운데, 군사적 중립 훼손을 명분으로 국민투표를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보잉사의 슈퍼호넷, 다쏘사의 라팔, 에어버스사의 유로파이터 타이푼과의 치열한 경쟁 끝에 스위스 정부는 61억 달러(약 8조1700억) 상당의 F-35를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공군 현대화를 위해 차세대 전투기인 F-35를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이에 대해서도 지난 2020년 스위스에선 국민투표가 진행됐었다. 당시 스위스 공군의 현대화를 지지하며 '차세대 전투기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50.1%로, 근소한 차이로 통과됐다.

투표 당시 구체적인 전투기 기종은 명시하지 않았으며, 이 결정은 스위스 국방부에 맡겨졌다.

스위스 연방총리는 지난 22일 저녁 10만명 이상의 국민들이 F-35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스위스는 내년 3월까지 록히드마틴과의 계약을 마무리지어야 해서, 국민투표 진행 여부가 구매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또 일각에선 이 같은 스위스의 국민투표 진행이 미국과의 마찰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848년 헌법으로 국민투표를 법제화한 스위스는 국가 정책 결정 과정에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국민투표 날짜를 정해서 실시하고 투표 결과를 따를 의무가 있다.이제 국민투표 날짜를 확정하는 것은 스위스 연방평의회와 스위스 연방의회에 달려있다.

내년 3월 계약 마감일 전 국민투표가 실시되려면 오는 9월 의회에서 조건이 합의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의회의 과반수를 지지하고 있는 중도우파 자민당(FDP) 국민투표가 빠르고 원만하게 진행되는 것을 무산시킬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스위스의 사회민주당, 녹색당, 군 없는 스위스를 위한 그룹(GSoA)의 연합 등은 F-35의 운용 비용이 경쟁 전투기의 운용 비용을 훨씬 초과한다고 주장한다.

F-35를 스위스의 수요에 과분한 '고급 제트기'라고 비판하며, 정부가 미국 방위산업에 현혹됐다고 비판했다.

스위스 국방부는 기술과 비용, 성능 면에서 F-35를 강하게 지지했다. 하지만 일부 의원들은 지난해 6월 결정 과정에서 더 광범위한 외교 및 재정적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