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LF 사우디, 전기차·배터리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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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2-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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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글로벌 전기차 공급망의 주요 고리가 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에 필수적인 리튬광물을 확보하고, 배터리 제조사 등 전기차 관련 기업들을 속속 유치하고 있다. 사우디는 2020년대 말까지 수도 리야드를 달리는 자동차의 30% 이상을 전기차로 바꿀 계획이다.


호주 배터리 화학품 기술 기업인 'EV메탈그룹'은 최근 사우디에 수산화리튬 처리공장 개발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기업은 지난 2년 동안 사우디 파트너 기업들과 실현가능성을 타진했다. 전기차 파워팩에 들어가는 양극재를 생산할 계획이다. 또 다른 호주 기업 '아바스그룹'은 올해 2월 사우디에서 전기차와 리튬배터리를 생산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사우디 산업자원부는 리튬 등 주요 광물탐사를 위한 60억달러 규모 프로젝트를 선언했다. 외국 기업들로부터 150건에 육박하는 광물탐사 허가 신청서를 받아 심사중이다. 사우디정부는 향후 10년 동안 미국 루시드그룹에서 전기차 10만대를 구매하는 계약에 서명했다.


루시드는 사우디국부펀드가 지분을 갖고 있는 전기차·배터리 제조기업이다. 사우디는 또 루시드의 사우디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30억달러 이상의 예산을 책정했다. 애플 제품을 위탁생산하는 대만 폭스콘은 반도체와 전기차 부품 등을 제조하는 90억달러 규모 시설을 사우디에 설립하는 내용의 협의를 진행했다.


블룸버그통신 칼럼니스트 안자니 트리베디는 22일 "사우디의 움직임은 민첩하고 예지력 있는 조치"라며 "전기차와 배터리 등의 가격을 낮출 수 있을 뿐 아니라 사우디는 글로벌 전기차 공급망의 핵심 고리가 될 수 있다. 현재까지 중국을 제외하면 전기차 공급망 구축과 관련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 곳은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트리베디에 따르면 사우디는 자원과 자본, 국가적 확신을 갖고 있다. 공급망과 관련한 지리적 입지도 좋다. 중국과 호주에서 자원을 확보해 유럽에 공급할 수 있다. 사우디는 광물자원을 신속히 개발하기 위해 채굴허가권을 발급하기 시작했다. 잠재적 추산가치는 1조3000억달러에 달한다.


채굴을 넘어 자체적으로 자원을 개발할 가능성도 있다. 유전 인근에서 나오는 부산물인 소금물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방법이다. 리튬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연구자들은 전기차 배터리에 쓸 수 있을 만큼 순수한 형태로 만들기 위해 경제적 효율성을 연구하고 있다.


사우디뿐 아니다. 아랍에미리트도 최근 외국계 기업을 끌어들여 칼리파산업지대에 리튬처리 공장을 짓겠다고 밝혔다.


트리베디는 "사우디 등 중동국가들은 석유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던 경제를 녹색기술 기반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배터리 광물 공급망과 관련해 미국이나 유럽 일부 국가들이 이를 따라잡으려면 너무 늦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내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