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삼성 대신 샤오미…"中, 글로벌 브랜드 떠난 러시아 장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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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2-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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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7월 중국산 수입액 전년比 20%↑

2Q 중국산 자동차 비중 81%로 껑충

삼성 제치고 샤오미, 러시아 M/S 1위로


러시아 시장이 중국 제품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 제재와 그로인한 글로벌 브랜드 사업 철수에 따른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러시아에서 한국과 독일의 수입품을 중국산이 대체하고 있다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에너지 판매부터 금융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아시아와 협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중국 세관 당국인 해관총서에 따르면 중국의 러시아향(向) 수출액은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인 3월 말 기준 38억달러(약 5조원) 수준이었으나, 이후 점진적으로 늘어나 지난달 말에는 67억달러(약 9조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늘어난 규모다.


중국산 제품은 빠르게 러시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러시아 자동차 산업 분석 기관 아브토스탓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수입 신차의 81%가 중국산으로, 직전 분기 28%에 불과했던 비중이 대폭 늘어났다. 7월 기준 자동차 시장 전체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75% 쪼그라든 가운데 만리장성 자동차와 지리 자동차 등 중국 브랜드가 선전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 24일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 자동차 시장이 유럽에서 아시아 제조업체 중심으로 옮겨졌고, 2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처음으로 해당 산업의 투자 심리가 긍정적으로 변했다고 분석했다.


스마트폰 시장도 비슷한 양상이다. 러시아 대형 이동통신사인 모바일텔레시스템(MTS)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러시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 제조업체는 중국 샤오미로, 상위권에 오른 5개 브랜드 중 3개가 중국 브랜드였다. 한때 삼성전자와 애플이 러시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였으나,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두 제조업체의 러시아 출하가 중단되자 이 같은 변화가 생겼다. 병행수입품으로 삼성전자나 애플 제품을 러시아에서도 구할 수 있으나, 가격과 품질보증 등을 이유로 선호되지 않는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러시아 매체 이즈베스티야는 온라인 소매업체를 인용해 한국과 일본 업체들이 출하를 중단하면서 지난 2월 이후 중국 TV 수요가 거의 2배로 늘었다고 지난달 보도했다.


금융 분야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퇴출된 러시아는 자체적인 유사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자국 국부펀드가 중국·인도·터키의 통화에 투자할 수 있게 규정을 개정하고 있다. 씨티그룹의 이반 차카로프 러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점점 러시아의 필수적인 파트너가 되고 있다”면서 “올해 들어 모스크바 증권거래소에서 위안화 거래가 40배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모스크바 소재 싱크탱크인 전략연구센터(CSR)의 보리스 코페이킨 애널리스트는 “수많은 중국 기업들이 제재를 피해 러시아에 물건을 수출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면서 “이 같은 현상이 가속화되면 올해 말에는 러시아에서 더 많은 중국산 제품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