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무기'가 된 가스·원유…들끓는 세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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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2-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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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유럽으로 가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폐쇄한 데 대해 정치적 이유임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같은 날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OPEC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플러스(OPEC+)'는 다음 달 원유 생산량을 다소 줄이기로 했다. 올해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양대 에너지 시장은 곧바로 반응을 보였다.


천연가스 가격 더 오를라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러시아 크렘린 대변인은 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독일과 영국 등 서방이 대러 제재를 해제할 때까지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노르드 스트림1'을 폐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른 기술적 이유는 존재하지 않는다. 사태의 책임은 제재를 남발한 서방에 있다"고 말해 가스관 폐쇄가 정치적 이유임을 분명히 했다.


앞서 러시아의 최대 천연가스 회사 가스프롬은 지난 2일 성명을 통해 누출을 이유로 노르드스트림1을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노르드스트림1은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단일 최대 가스 파이프라인으로, 연간 550억 입방미터(bcm)의 가스를 공급할 수 있다. CNN은 지난해 유럽이 러시아로부터 수입한 가스의 35%가 이 관을 통해 들어왔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에서 군사적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러시아가 유럽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해 유럽이 올겨울 에너지난을 겪으면, 유럽이 우크라이나에 전쟁을 그만둘 것을 압박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 벤치마크인 네덜란드 TTF 선물 가격은 이날 시장 개장 직후 30% 급등한 ㎿h당 272유로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가스 가격이 이번 주 2주 전 세운 사상 최고치 ㎿h당 346.522유로(장중)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분석가들은 지난 1년간 거의 400% 상승한 유럽 가스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나단 파이퍼 인베스텍 분석가는 "영국, 유럽 전역에서 기록적인 가스 가격이 예상된다"며 특히 겨울철이 다가오면서 난방 수요 증가로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OPEC+ 1년여 만에 "감산"

같은 날 OPEC+는 산유량 결정을 위한 장관급 회의에서 다음 달부터 일일 원유 생산량을 지금보다 10만 배럴 줄이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OPEC+는 코로나19 사태 후 대폭 감산한 뒤 지난해 8월부터 조금씩 생산량을 늘려왔는데 1년여 만에 감산을 결정한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경기침체 우려 속에 지난 5월 고점 기록 이후 계속 하락세를 보이던 국제유가는 반등했다.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2.28% 상승한 배럴당 88.85달러, 북해산 브렌트유(영국 시장)는 2.38% 오른 95.23달러를 기록했다.


OPEC+가 표면적으로 감산에 나선 이유는 경기 침체 우려 탓이다. OPEC+의 장관급 감시위원회(JMMC)는 경기 둔화에 따라 하반기 원유 소비량 감소로 하루 90만 배럴의 초과 공급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감산의 주 이유로는 타결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JCPOA(이란핵합의)에 대한 사우디 및 아랍연맹 국가들의 반발과 함께 이란산 원유의 석유시장 진입에 맞춘 선제적 조치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사우디 등은 이란과 종파가 다르며 갈등 관계에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란산 원유가 풀리면 하루 100만 배럴 이상의 증산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OPEC+의 감산 결정 관련 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에너지 공급을 강화하고 가격을 낮추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계속할 것"이라며 불편한 반응을 보였다.|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