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英 트러스 정부, 4대 요직에 '백인 남성' 없는 첫 내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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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2-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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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연설서 "폭풍우 거셀수록 영국인 강해져"…재무·외무장관에 첫 흑인 발탁


리즈 트러스(Liz Truss) 영국 신임 총리가 6일(현지시간) 취임하며 재무·내무·외무장관 등 핵심 요직에 흑인 등 소수 인종과 여성을 발탁했다. 재무장관·외무장관도 처음으로 흑인에서 나왔다. 이에 따라 영국 사상 처음으로 핵심 요직에 백인 남성이 빠진 내각이 출범했다. 트러스 총리는 취임 연설에서 힘을 합쳐 현재 영국이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자고 강조했다.


트러스 신임 총리는 이날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알현하고 공식 취임했다. ‘제2의 철의 여인’으로 불리는 그는 마거릿 대처(1979~1990 재임), 테리사 메이(2016~2019 재임)에 이어 영국 세 번째 여성 총리다.


BBC와 CNN 등에 따르면 트러스 신임 총리는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관저 앞에서 이뤄진 취임 연설에서 "폭풍우가 거셀수록 영국인은 더 강해진다"며 "우리가 함께하면 폭풍우를 헤쳐나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트러스는 치솟는 생계비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이번 주 안에 에너지 대책 법안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트러스는 에너지와 국민보건서비스(NHS) 문제를 해결해 영국의 장기적인 성공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위협으로부터 민주주의와 자유를 지키겠다고 역설했다.


트러스 정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40년 만에 두 자릿수로 치솟은 물가상승률 등 최악의 경제위기 국면에서 출범한다.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올해 4분기부터 내년 말까지 장기간 경기 침체를 경고했으며 파운드화는 1975년 이후 최저치로 추락했다.


그는 감세와 과감한 재정지출로 영국 경제를 살리겠다고 공약했으며 이르면 8일 대규모 에너지 지원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는 앞서 트러스 정부가 1300억파운드(약 206조원) 규모의 재정 지출 초안을 마련했다고 전했다.이날 과감한 재정지출을 이끌 신임 재무장관에는 전임 보리스 존슨 내각에서 산업장관을 맡았던 쿼지 콰텡이 지명됐다. 사상 첫 흑인 재무장관이다. 콰텡의 부모는 1960년대에 가나에서 영국으로 이주했다. 콰텡 장관은 명문 사립 이튼과 케임브리지대를 거쳐 금융 분야에서 일했다.


그는 지난 4일 한 일간지 기고에서 트러스 정부는 친성장을 부끄러워하지 않을 것이며, 영국은 G7 중 독일 다음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이 낮다며 긴축 재정을 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트러스의 총리 취임으로 공석이 된 외무장관에도 첫 흑인 장관이 나왔다. 어머니가 시에라리온 출신이고 아버지가 백인인 제임스 클리버리가 외무장관에 지명됐다. 클리버리는 중동·북아프리카, 유럽·북미 담당 차관을 지냈다.


내무부 장관에는 당 대표 경선에서 트러스와 경쟁했던 수엘라 브레이버먼 법무장관이 지명됐다. 브렌이버먼 장관은 경선 탈락 뒤 트러스를 지지했다. 브레이버먼 장관의 부모는 모두 인도계이며 1960년대에 케냐와 모리셔스에서 각각 영국으로 이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러스 총리의 오랜 정치적 동지인 테리즈 코피는 부총리 겸 보건복지장관을 맡는다. 우크라이나 사태 대응으로 호평을 받은 벤 월리스 국방장관은 자리를 유지했다.


보수당 당 대표 경선에서 마지막까지 경쟁한 페니 모돈트 국제통상부 부장관은 하원 원내대표를 맡는다. 모돈트는 경선에서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에 이어 줄곧 2위를 유지하다 마지막 5차 경선에서 트러스에게 역전을 허용해 결선 투표 진출이 좌절됐다.|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