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진석 “이준석, 처음부터 윤석열이란 인물 마음에 안 들었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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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2-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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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대표와 원수처럼 지내고 싶지 않아”

‘이 XX’ 주장엔 “함부로 얘기해선 안돼”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준석 전) 대표 마음에 처음부터 윤석열이라는 인물이 마음에 안 들었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지난 13일 국회 부의장실에서 한 뉴스1·뉴시스·머니투데이 공동 인터뷰에서 지난해 대통령 선거 국면에서 이준석 당시 대표와 틀어진 계기를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정 위원장은 ‘이 전 대표를 품을 생각은 없나’라는 질문에 “그런 얘기를 누가 했더니 (이 전 대표가) ‘내가 달걀이냐, 품게?’라고 하더라. 품다가 또 깨질까봐”라며 웃었다. 정 위원장은 “사실 이 대표랑 개인적으로 친했다”며 “이 대표가 당 대표가 됐을 때 나는 굉장히 환호했다. 보수당이 가질 수 없는 새로운 젊은 변화의 분위기가 진작될 수 있겠다는 기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다만 반추해보면 첫 단계에서 떠오르는 일이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가 되기 전에 처음으로 정계 입문을 선언하는 첫 이벤트 때”라며 “나는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이 정치 데뷔하는 첫 기자회견을 혼자 하게 하는 건 너무 아닌 것 같아서 일일이 30명 정도 의원들에게 연락을 해서 오겠다는 답을 받았었다. 이 전 대표가 당 대표가 된 직후였는데 내게 전화가 와서 ‘그러지 마라. 괜히 위화감을 조성하고 바람직하지 않다’고 하더라. 내가 ‘내 정치활동 영역에 속하는 문제인데 이래라 저래라 할 문제가 아닌 것 같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이 전 대표가) 다음날 서범수 비서실장을 동행하고 의원실을 찾아와서 ‘의원들 동원을 말라’고 만류하더라. 이 전 대표가 ‘거기 나간 의원들 불이익 받는다’고 하기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더 이상 얘기하지 맙시다’하고 돌려보냈다. 이 전 대표 속마음에 처음부터 윤석열이란 인물이 마음에 안 들었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이 전 대표에게 하고 싶은 얘기는 ‘이제 그만하시면 좋겠다’ ‘꼭 노원구에서 당선됐으면 좋겠다’ ‘우리랑 크게 결별하고 원수처럼 지내기를 바라지 않는다’”라고 했다. 정 위원장은 이 전 대표가 윤 대통령이 자신을 ‘이 XX, 저 XX’라고 지칭했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 “대통령이 그렇게 함부로 언사를 남발하는 분이 아니다”라며 “근거도 대지 못 하면서 함부로 그렇게 얘기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비대위원 인선을 두고 친윤(석열) 색이 강하다는 지적에 대해 “(친윤·비윤) 골고루 하려고 하는데 잘 안 되지 않나”라며 “처음에 최재형·유의동·이용호 의원, 윤희숙 전 의원(에게 연락을 했는데) 본인들이 이런 저런 이유로 고사했다”고 밝혔다. 비대위원 인선을 대통령실과 협의했느냐는 질문에는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이랑 통화를 하면서 ‘제게 전권을 주신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했고, (비서실장도) ‘당연히 그렇게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과의 소통에 대해서는 “선거 때는 전화도 드리고 문자도 하고 그랬는데 취임 이후에는 가급적 먼저 전화를 안 드리고 있다”며 “대통령실에 비서실장도 있고 정무수석이 있지 않나. 그런 사람들하고 먼저 얘기를 하고 최선의 의견을 도출해서 대통령한테 건의해야지 비대위원장이라고 해서 불쑥불쑥 전화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이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 사건에 대해 “정당 안에서 자율적으로, 자체적으로 내린 결정에 대해서는 과도한 법원의 개입은 피해오지 않았나”라며 “사법 자제의 원칙이라는 일정한 선을 지켜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평소 견해”라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정치의 사법화가 만연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정치적인 문제를 정치인 스스로 풀어내지 못하고 사법에 자꾸 의탁하는 것은 정치적 퇴행”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우리 당이 (법원에) 낸 심문기일 연기 요청도 받아들여지고 한 것은 고무적인 단초라고 생각한다. 당헌·당규를 개정해서 ‘비상상황’에 대한 모호성을 해소하려는 노력을 했다. 이런 점들이 다 참착되지 않을까”라며 가처분 기각 결정을 기대했다.


이 전 대표는 14일 국민의힘을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 사건 심문기일 출석을 위해 서울 양천구 목동 서울남부지법을 찾았다. 짙은 남색 정장에 자주색 넥타이를 맨 이 전 대표는 “오늘 가처분 심리는 지난 가처분 결정에서 법원이 일정 부분 판단을 내린 부분에 대해 (당이) 불복한 것에 대해 다루는 것이라 순탄하게 진행될 것이라 믿는다”며 승리를 자신했다. 이 전 대표는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정진석 비대위’ 출범에 배후가 있다는 취지로 말한 데 대해서는 “정치적 사안은 나중에 얘기하겠다”며 답변을 피했다. 재판부는 4차 가처분 신청 사건 심리가 이뤄지는 오는 28일 3차 가처분 신청 사건에 대한 속행 심리를 함께 하기로 했다.|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