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스포츠 물량공세에도 쉽지 않은 '공감'..글로벌 겨냥 쉽지 않은 OTT 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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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2-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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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권유리 나선 '더 존: 버터야 산다', 화려한 출연진 비해 저조한 화제성

예능판 '오징어 게임' 탄생 가능할까

에미상 6관왕으로 K-콘텐츠의 새 역사를 쓴 ‘오징어게임’부터 글로벌 순위 3위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는 ‘수리남’까지. 한국의 드라마가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타고 전 세계 구독자들의 관심을 이끌고 있다.

그러나 최근 각 OTT들이 적극적으로 시도 중인 예능 콘텐츠들은 이렇다 할 반응을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스토리’를 통해 자연스럽게 몰입을 이끄는 드라마와 달리, 다른 문화권의 웃음 코드를 장벽 없이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야심차게 선보인 ‘더 존: 버터야 산다’, 시청자들 사이 호불호

지난 8일 공개된 디즈니+ ‘더 존: 버터야 산다’(이하 ‘더 존’)는 해외에서도 탄탄한 팬덤이 형성된 유재석, 이광수, 소녀시대 권유리가 출연자로 나서며 기대를 모았었다. 여기에 ‘X맨’과 ‘런닝맨’ 등 인기 버라이어티 예능을 비롯해 ‘범인은 바로 너’, ‘신세계로부터’ 등 새로운 포맷의 OTT 예능을 선보였던 조효진 PD와 김동진 PD가 연출을 맡아 더욱 큰 관심을 받았었다.

인류를 위협하는 재난 속, 탈출구 없는 8개의 미래 재난 시뮬레이션 존에서 펼쳐지는 인류대표 3인방의 상상 초월 생존기를 그려낸 리얼 버라이어티로, ‘더 존’은 8개 존을 통해 방대한 세계관을 펼쳐내며 예능 콘텐츠로는 이례적인 스케일을 보여준다. 좀비 떼들과 사투를 벌이는가 하면, 극한의 추위와 공포를 견디는 등 출연자들도 ‘더 존’이 구축한 세계관 안에서 다채로운 미션들을 수행하며 스케일에 걸맞는 활약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더 존’은 시청자들의 강한 호불호를 유발 중이다. 일각에서는 스케일은 커졌지만, 내용은 새로울 것이 없다며 실망감을 표하고 있다. 한국은 물론, 홍콩과 싱가포르, 대만 등에서 상위권에 랭크가 되고는 있지만, 출연자들의 이름값에 비하면 평가나 화제성 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한계 뚜렷한 예능?…글로벌 인기 가능할까

무엇보다 ‘더 존’이 국내는 물론, 해외 시청자들까지 아우르기 위한 여러 장치들을 설정했음에도, 공감대 형성에 실패한 점이 더욱 뼈아프게 느껴진다. 물론 일각에서 지적하듯이 여느 버라이어티와 전개 과정이 다를 바 없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코로나19 비롯해 물 부족과 같은 기후위기 등 전 세계가 공유하는 재난 상황을 은유하면서 메시지의 깊이를 더하고, 공감의 폭을 넓히기 위해 노력한 것.

조 PD는 앞서도 넷플릭스의 ‘범인은 바로 너’, ‘신세계로부터’를 통해 방대하고, 촘촘한 세계관을 통해 시청자들의 몰입을 유도하는 방식을 꾸준히 시도해왔으나, 시청자들과의 접점을 찾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특정 콘텐츠, 창작자에만 국한된 한계는 아니다. ‘무한도전’, ‘놀면 뭐하니?’ 등을 연출한 김태호 PD 또한 넷플릭스에서 여행 예능 ‘먹보와 털보’를 선보였다가 혹평을 받은 바 있다. 커플이 되어야만 나갈 수 있는 외딴 섬, ‘지옥도’에서 펼쳐진 솔로들의 데이팅 리얼리티쇼 ‘솔로지옥’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OTT 예능들이 이렇다 할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서사를 통해 시청자들의 몰입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드라마와 달리, 단번에 다른 문화권의 웃음 코드를 이해시키기가 쉽지는 않았던 것이다. 여러 세대의 시청자들을 아우르기도 힘들다는 예능프로그램 특성상, 글로벌 시청자들을 모두 아우르는 것이 앞으로도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이어지기도 한다.다만 그럼에도 ‘연애’라는 전 세계가 공유하는 보편적 소재를 통해 전 세계 구독자들을 사로잡은 ‘솔로지옥’의 사례처럼, 그 접점을 찾기만 한다면 국내 콘텐츠들의 높은 퀄리티와 섬세함이 경쟁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있었다.

현재 넷플릭스는 리얼리티 음악쇼 ‘테이크 원’을 통해 시청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디즈니+ 또한 연애 예능 ‘핑크라이’를 통해 사랑의 감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한 관계자는 “웃음 코드가 다르다고는 하지만, 꼭 재미만이 아니더라도 메시지나 주제의식 등 글로벌 시청자들이 함께 형성할 수 있는 공감대는 있다. 차근차근 콘텐츠들을 쌓아가다 보면, 여러 시청자들이 함께 즐기며 볼 수 있는 접점을 가진 콘텐츠들도 하나, 둘씩 탄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데일리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