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스포츠 한번 더 기회 준 이승엽 감독 “129승 레전드, 예우해주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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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2-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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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46) 두산 베어스 감독이 은퇴 기로에 놓여있던 '전설' 장원준(37)에게 재도전의 기회를 선물했다.


이승엽 감독 체제가 출범한 두산은 선수단 정리 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장원준과 면담을 진행했다. 장원준은 '두산 왕조'를 상징했던 투수다. 2004년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했던 장원준은 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선발 투수 중 한 명이었다. 2006년부터 2014년까지 군 복무 기간을 제외한 7년 동안 매년 규정 이닝을 소화했고, 5시즌 연속 10승 이상을 기록했다. 지난 2015년 두산과 4년 84억원 계약을 맺은 후에는 에이스로 진화했다. 첫 3년 동안 무려 41승을 거뒀다.


두산이 2015년 3위로 출발해 포스트시즌에서 역전 우승을 일굴 때도, 2016년 더스틴 니퍼트-마이클 보우덴-유희관 등과 함께 최강의 선발진을 구축할 때도, 2017년 1위 KIA 타이거즈를 맹추격할 때도 마운드의 중심에 장원준이 있었다. 그는 이 기간 포스트시즌 통산 기록이 4승 평균자책점 2.44에 달하는 '빅게임 피처'였다.


장원준의 질주는 계약 마지막 해인 2018년 멈췄다. 그해 3승 7패 평균자책점 9.92로 추락했고 이후 지난 4년 동안 43과 3분의 1이닝만 소화하면서 단 1승도 추가하지 못했다. 140승도 너끈히 바라볼 것 같았던 그의 통산 승수는 그렇게 129승에서 멈췄다.


은퇴설, 방출설까지 흘러나왔다. 그러나 이승엽 감독은 장원준의 마지막을 장원준 스스로 결정하길 원했다. 24일 이천 마무리 훈련에서 취재진과 만난 이 감독은 "면담해보니 장원준 본인도 1년 더 해보고 싶다고 했고, 우리 팀도 아직 왼손 투수가 조금 부족하다. 장원준 선수가 팀에서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는 '레전드'를 예우하려는 이승엽 감독의 의지이기도 하다. 장원준이 기록 중인 129승은 KIA 타이거즈 양현종(159승), SSG 랜더스 김광현(149승)에 이은 현역 다승 3위이자 역대 11위 기록이다. 팀의 최전성기를 이끌었고, KBO리그 역사에 족적을 남긴 투수인 만큼 마지막 역시 초라하지 않길 바란 마음이다.


KBO리그 통산 467홈런(1위)을 터뜨린 '레전드'로 꼽히는 이승엽 감독은 마지막 시즌인 2017년 24홈런을 치고 은퇴 투어를 거치며 누구보다 화려하게 그라운드를 떠난 바 있다.


이승엽 감독은 “장원준이 지금까지 129승을 했다. 그런 선수가 은퇴할 생각이 없는데, 팀이 그만두라고 하면 다른 팀을 알아봐야 한다. 그렇게 찾아다녀도 계약이 성사되지 않으면 불명예스럽게 은퇴해야 한다"며 "장원준이 그런 일을 겪지 않도록 레전드에 대한 예우를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그에게 '후회 없이 한 번 뛰어보자'고 이야기했다. 그가 내년에 잘한다면 더 뛸 수도 있지만, 내년이 진짜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후배들과 경쟁해주면 좋겠다. 물론 편애는 없다. 다른 선수들과 똑같이 결과가 좋으면 잠실야구장(1군)에서 볼 수 있다. 장원준 자신도 기량이 떨어지는데 레전드라고 1군 자리를 지키는 걸 바라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일간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