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스포츠 "한류 스타의 로맨스 없어도 괜찮아"…달라진 한국드라마 흥행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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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2-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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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겨냥 콘텐츠 인식 자체가 시대착오적 발상"

'한류 스타', '스타 작가', '로맨스',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세 단어는 과거 한류 드라마의 핵심 요소였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글로벌 흥행을 달성한 한국 드라마는 이 핵심 요소를 배반하고 반대 지점에 서 있다.

데스 게임 장르로 글로벌 흥행에 성공한 '오징어 게임'을 차치하고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및 '우리들의 블루스'는 그간 쉽게 조명하지 않았던 장애를 소환했고, 모두가 진부해 한다는 편견을 뒤엎고 군대를 배경으로 삼은 'D.P.'는 시즌1의 성공 후, 현재 시즌2 제작을 이어가고 있다.신예 김민석 작가와 신인 배우들의 활약을 바탕으로, '소년심판'은 청소년 범죄를 그리며 한국 콘텐츠의 새로운 면모를 과시했다.

최근에는 KBS 2 주말극 '신사와 아가씨'가 종영한 지 7개월이 지난 지금, 한국을 넘어 전 세계 시청자로부터 다시 한 번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다. 콘텐츠의 주간 시청 시간을 집계하는 넷플릭스 톱(TOP) 10 사이트에 따르면, '신사와 아가씨'는 8월 22일주 비영어권 TV부문 차트에 등장해 10월 16일까지 8주 동안 인기 콘텐츠 자리를 지켰다.

한류 스타의 등장도 없고 화려한 특수 효과를 갖춘 장르물도 아닌, 4050을 주 시청 타깃으로 하는 안방 극장용 주말극의 글로벌 역주행은 콘텐츠 달라진 흥행 공식의 지표 중 하나가 됐다.이처럼 한국 드라마의 저변이 확대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OTT의 역할이 컸다. 방송사의 일방적인 편성을 따라갈 수 밖에 없던 시절에는 최대한 많은 대중을 만족시킬 수 있는 소위 안전한 취향의 콘텐츠가 각광을 받았다. 그러나 지금은 OTT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콘텐츠를 선택할 수 있게 되면서, 개개인들의 사소한 취향을 충족시키는 다채로운 장르의 콘텐츠가 부상 중이다.

이에 다양한 취향군을 위해 창의적이고 새로운 이야기에 대한 니즈가 확대됐고 중소 제작사들의 활동 무대도 자연스럽게 넓어지는 반가운 흐름도 만들어졌다.실제로 '오징어 게임'의 제작사 싸이런 픽쳐스가 해당 콘텐츠를 제작할 당시 전 직원은 고작 두 명뿐이었다. 현재 호실적을 달성 중인 '수리남'은 영화사 월광 및 퍼펙트스톰필름이, 올초 K-좀비의 부활을 알린 '지금 우리 학교는'은 필름몬스터 및 김종학프로덕션 등 중소규모 제작사의 작품이다. 이외에도 대형사로 구분되는 스튜디오드래곤의 시가 총액에 약 15% 미만의 규모인 덱스터, 키이스트, 에이스토리 등 다양한 중소 제작사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제작비를 모두 보전하는 넷플릭스를 포함한 OTT를 통해 제작 리스크를 줄일 수 있게 되면서, 중소 규모 제작사들의 도전의 폭도 넓어진 것이다.이와 함께 한국 콘텐츠의 이미지도 변신 중이다. '한류 스타의 로맨스' 중심의 한류에는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높은 인기만큼이나 10대 혹은 중년 여성의 전유물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그러나 다채로움을 무장한 지금의 한국 콘텐츠는 '전 세계가 함께 즐기는 대중문화'로써 브랜딩을 강화하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메이저(major)와 마이너(minor)의 경계가 사라지며 '글로벌 겨냥 콘텐츠'라는 인식 자체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 됐다"며 "OTT를 통해 다채로운 콘텐츠가 탄생하고 소비될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됐기 때문에, 결국 장르와 국적, 제작사와 무관하게 완성도 높은 스토리텔링 그 자체가 최고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데일리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