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재명, 연일 尹정부 강력 비판…목소리 커지는 당내 강경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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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2-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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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태원 사고와 관련해 정부·여당을 향해 강도높은 비판을 쏟아내면서 당내 강경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민주당은 최강욱 의원 징계 재심도 추가 논의키로 했다. 본격적인 정부·여당 견제에 앞서 당내 강성 기조를 유지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내 강경파 의원 모임인 '처럼회' 소속 이수진 의원은 2일 오전 소셜미디어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을 즉시 경질해야 한다"며 "이태원의 비극은 사고가 아니라 행정당국의 늑장 대처와 무책임으로 인한 명백한 인재"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1차적 책임은 행안부 장관과 경찰청장에게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행정력의 실패로 인한 참사에 대해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 윤 대통령은 행안부 장관과 경찰청장에 대한 즉각 경질로 진상규명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 차원에서는 진상규명을 위해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며 "공권력은 권력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철저하게 진상과 책임을 규명하는 것이 확실한 재발 방지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의 최측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변호 중인 현근택 변호사도 이날 소셜미디어에서 "112 신고내용이 공개됐다"며 "경찰은 수사의 주체가 아니라 수사의 대상이다. 검찰이 공정하게 수사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없다. 특검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이처럼 이태원 사고 관련 정부의 부실대응이 밝혀지면서 민주당 내부에서는 강경한 목소리들이 커지고 있다. 대표적 강경파인 김용민 의원은 지난달 31일 소셜미디어에서 "애도와 추모가 책임있는 사람들에게 면죄부를 줘선 안된다"며 "반드시 원인이 규명돼야 하고 책임이 있다면 끝까지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는 강경파들이 이같은 발언을 쏟아내는 이유가 이 대표의 상황과 연관돼 있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지금까지 이 대표는 사법리스크와 직전 대선 후보에서 당대표로 직행하는 바람에 발언 수위가 낮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던 이 대표는 이태원 사고 이후로 정부·여당을 강도높게 비판하고 있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그동안 이 대표는 자신이 윤석열정부를 비판하면 직전 대선후보로서 발목잡기로 비칠 수 있기 때문에 직접적인 언급을 삼갔다"며 "하지만 이제는 정부의 잘못이 명확히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는데 이런 시기에 강경파들이 도와준다면 더 힘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정치는 국민의 삶 특히 생명과 안전에 대해 무한 책임을 지는 것"이라며 "책임을 덜어내기 위해서 사건을 축소, 은폐, 조작하는 것은 결코 용서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이어 "지금 현재 정부의 고위 책임자들의 태도가 도저히 책임지는 자세가 아니다"라며 "참사 희생자들에 대한, 또 부상자들에 대한 가장 큰 위로는 왜 그런 억울한 일을 당했는지 그 진실을 아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전날(1일) 정책 의원총회 모두발언에는 "많은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 그런데 정부 어느 누구도 이 사건에 대해서 책임이 있다, 국민의 생명을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며 "오로지 형사책임만 따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민주당은 전날 최강욱 의원 징계 재심을 추가로 더 논의하기로 했다. 최 의원은 지난 4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비공개 회의에서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지난 6월20일 당원 자격정지 6개월 징계를 받았다. 최 의원은 의혹을 부인하며 불복 의사를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당내에서는 이같은 결정이 본격적으로 정부·여당 견제에 들어가려는 상황에서 강성 지지자들의 기세를 꺾지 않으려는 의도가 깔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정부·여당과 싸우려면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이라고 불리는 강성 지지층의 지지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이 대표가 현안에 대해 직접 목소리를 내지 않아왔지만 강성 지지층은 여전히 그를 지지하고 있다"며 "이제 이 대표가 본격적으로 선봉에 서는 만큼 당내 강경파들과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질 수 밖에 없어보인다"고 말했다.|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