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우크라 사태로 에너지 기업 실적 껑충, '횡재세' 논란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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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2-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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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람코, BP, 셸 등 주요 다국적 에너지 기업 3분기 실적 급등

우크라 사태로 인한 유가 상승 때문

정치권에서는 경제 옥죄는 유가에 이익 얻는 기업들에게 '횡재세'요구


주요 국제 석유기업들이 올해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유가 상승으로 막대한 매출을 거두면서 세계 곳곳에서 세금 압박을 받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석유 기업들이 시장 원리와 상관없이 전 세계 시민들을 경제적 고통에 몰아넣으면서 이익을 챙겼다며 ‘횡재세’ 부과를 주장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에너지기업 아람코는 이날 발표에서 올해 3·4분기 순이익이 424억달러(약 61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아람코의 2019년 상장 이후 2번째로 많은 규모다. 같은날 영국 에너지기업인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도 3·4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순이익이 82억달러였다고 밝혔다. 이는 전분기(85억달러)보다 줄어든 숫자지만 전년 동기(33억달러)에 비하면 여전히 2배 가까운 금액이다. 영국 에너지기업 셸 역시 지난달 27일 실적 발표에서 3·4분기 순이익이 95억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2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미국의 양대 에너지 기업들도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미 에너지 기업 시가총액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엑손모빌의 3·4분기 순이익은 지난달 30일 발표 기준 196억6000만달러로 역대 최고치였다. 2위 기업인 셰브런의 같은기간 순이익도 112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84% 증가했다. BP 등 일부 기업들은 막대한 순이익을 바탕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서 주주들의 주가를 올려주겠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유가 상승으로 지지도 관리에 고역을 치렀던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1일 트위터에 글을 올려 "석유 기업들이 전쟁 폭리를 취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에 대한 그들의 책임을 다하고 주유소에서 미국인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보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오는 8일 중간 선거를 치르는 바이든은 전날 연설에서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 속에 천문학적인 이윤을 내는 석유 기업들의 이익을 '횡재'라고 표현했다. 동시에 해당 기업들에게 '횡재세'를 물리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취임한 영국의 리시 수낵 총리 역시 최근 부족한 영국 정부 재정을 메우기 위해 기존 ‘에너지기업 초과 이윤 세법’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덜란드 정부는 1일 발표에서 올해 자국 화석연료 업체들을 대상으로 횡재세를 소급 부과하겠다며 △석유 △천연가스 △석탄 △석유정제 분야에서 활동하는 기업의 초과이익에 33%의 세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다만 1일 미 민주당 인사이자 빌 클린턴 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지낸 래리 서머스는 자신의 트위터에 "나는 에너지 기업 횡재세 주장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바이든을 반박했다. 서머스는 "수익성을 낮추면 투자를 위축시켜 우리의 목표와 정반대로 가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것(횡재세 부과)이 공정한 주장이라도 그 논리를 따르지 않겠다"면서 "엑손 모빌은 (현재) 횡재에도 불구하고 지난 5년간 전체 시장 평균 이익을 밑돌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파이낸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