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스포츠 킬리만자로→세계일주, 사서 고생하는 예능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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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2-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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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의 법칙' 이후 명맥이 끊겼던 '사서 고생하는' 야생 예능이 돌아오고 있다.


최근 예능가에서 도전과 성취를 느낄 수 있는 방송은 스포츠 예능에 한정돼 있다. 말만 야생인 MBC '안싸우면 다행이야'나 순한맛 복불복으로 변화한 KBS 2TV '1박 2일 시즌4'을 제외하면 안방을 벗어난 예능을 찾기 힘든 수준이다.


'리얼'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있긴 하지만 콩트나 설정 위주의 예능이 대다수인 이유에는 꼭 제작진의 기획 '귀차니즘'만 있는 건 아니다. 밖으로 나가려면 돈도 시간도 배로 들고 촬영장을 통제하기도 쉽지 않다. '달인'이라 불리던 김병만조차 피하지 못했던 각종 부상과 사건 사고도 선뜻 기획안을 내밀지 못하게 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과감하게 아프리카 최고봉인 킬리만자로에 도전하는 tvN '인생에 한 번쯤, 킬리만자로'에 눈이 가는 것도 이러한 배경 때문이다. 초보 등산꾼인 윤은혜, 유이, 효정, 손호준은 지난 5일 방송에서 드디어 킬리만자로 전초 도시인 모시에 발을 디뎠다. 합숙 훈련이라는 명목하에 친목 모임으로 변질되거나 국내 산을 탐방하며 한가롭게 가을 정취를 느낄 새 없이 바로 킬리만자로 발꿈치까지 도달한 것. 명확한 목표와 빠른 전개에 힘입어 2.0%로 시작한 시청률은 2.9%로 껑충 뛰어올랐다. 멤버들이 정상에 가까워지는 동안 시청률 등반도 순조롭게 이어질 수 있을지 기대된다.


기안84, 이시언, 빠니보틀이 뭉친 M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도 오는 12월 여행을 시작한다. '나 혼자 산다' 연출을 맡았던 김지우 PD가 '태어난 김에 사는 남자' 기안84를 보고 새로운 스타일의 여행 예능 프로그램에 도전한 것인데, 집 안에서도 충분히 독특했던 기안84의 기발함이 길 위에서는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하다.


최근 기안84는 자신의 SNS를 통해 남미 여행 도중 흡혈 파리에 물린 상처투성이 다리 사진을 공개하며 이목을 끌기도 했다. 벌레 퇴치제라고는 가볍게 스킵 할 것 같은 '쿨남' 기안84가 야생에서는 어떤 모습이었을지, 티격태격 이시언과는 과연 절교의 위기를 잘 넘겼을지 기대가 커진다.


산소가 부족한 킬리만자로, 흡혈 파리가 득실대는 남미 여행은 분명 피하고 싶은 촬영, 쉽지 않은 기획일 수 있다. 하지만 그렇기에 안전하고 뻔한 예능에 지친 시청자의 눈을 더욱 쉽게 사로잡을 수 있다. 먼저 출발한 '킬리만자로' 팀이 호성적으로 야생 예능의 화려한 복귀 신호탄을 쏘아 올린 가운데 '세계일주' 팀이 바통을 잘 이어받아 '사서 고생하는 예능'의 전성기를 열 수 있을지 올 연말이 기다려진다.|뉴스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