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세계 중앙銀, 금리 인상 가속페달서 발뗀다…韓도 속도조절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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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2-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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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대규모 통화 긴축 정책을 쏟아냈던 미국, 유럽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 상승세 둔화를 확인하자 금리 인상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며 속도 조절에 나서기 시작했다.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오는 24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둔 한국은행도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이 아닌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15일(현지시간) 영국 경제 분석·전망 기관인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주요국 20개 가운데 일본, 터키, 러시아 등을 제외한 국가의 중앙은행 대부분이 다음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또는 50bp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표적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유럽중앙은행(ECB)이 다음 달 14일과 15일 금리를 50bp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이 중앙은행들이 지난 8월 이후 총 11%포인트 가까이 금리 인상을 단행했던 점을 감안하면 금리 인상폭이 이전에 비해 비교적 줄어드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Fed, ECB, 영국중앙은행(BoE), 캐나다중앙은행(BoC)은 지난 8월 이후 모두 최소 한차례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았다. Fed의 경우 1994년 이후 올해까지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한 적이 없었지만 지난 6월부터 네차례 연속 75bp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제니퍼 매코운 캐피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통화 정책 당국 관계자들이 공격적인 긴축 정책이 물가에 효과가 있었다고 본다면서 "중앙은행들이 이제는 경기 약세, 국내 물가 압력 완화, 중립금리에 도달한 기준금리 등 복합적인 요소들로 인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공격적인 긴축 정책으로 물가가 잡힌 상황에서 경기 부양을 해야한다는 견해가 더 힘을 받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최근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7.7%로 9월 CPI(8.2%)와 시장 전망치(7.9%)를 크게 밑돌았고, S&P글로벌이 발표하는 10월 구매관리자지수(PMI)도 48.2로 수개월 째 50선에 못 미쳤다. 이에 Fed가 기준금리 인상폭을 75bp 대신 50bp로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 13일 주요 20개국(G20) PMI가 수개월 새 계속해서 악화하고 있다면서 10월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냈을 때보다 상황이 더 안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당시 IMF는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7월에 제시한 2.9%에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한은도 이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가 아닌 0.25%포인트를 인상하며 속도조절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캐피털이코노믹스도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폭을 25bp로 전망했다. 최근 미국의 긴축 정책이 다소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 데다, 원·달러 환율도 1300원대로 안정세를 되찾고 있는 만큼 한은이 또다시 빅스텝을 단행할 명분이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 찬성한 박기영 금통위원과 서영경 금통위원도 최근 "금융 안정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하며 사실상 0.25%포인트 인상을 시사했다.|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