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LF 이란, 60% 고농축우라늄 생산… 국내 · 외 막론한 ‘강대강’ 기조 유지

페이지 정보

작성일 22-11-24

본문

‘핵 합의’ 등 위반에도 강행


반정부시위 시선 분산 의도


3개월째 계속되는 반(反)정부 시위에 이란 정권이 초강경 대응과 동시에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까지 확대하고 나섰다. 시위대와 가교가 돼 줄 수 있는 온건파마저 이란 지도부에 등을 돌려, ‘외부의 적 상정’ 전략으로 시선을 분산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22일 이란 국영 IRNA통신에 따르면, 이란원자력기구(AEOI)는 이날 포르도 지하 핵 시설에서 개량형 원심분리기 ‘IR-6’로 처음으로 순도 60%의 농축 우라늄 생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나탄즈에서만 우라늄을 농축할 수 있고, IR-6는 연구 외 농축 용도로 사용해선 안 된다는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사항 두 가지를 위반한 것이다. 이와 더불어 나탄즈 핵시설에서 생산하던 60% 농축 우라늄 양도 늘렸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의 미신고 장소에 대한 핵 물질 조사를 요구한 데 대한 “보복 조치”로 보이지만, 동시에 국내 정치용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9월 시작된 반정부 시위가 현재까지 이어지자 서방세계라는 외부의 적으로 눈을 돌리게 하겠다는 구상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이란 지도부는 시위 조장 혐의로 외국인 수십 명을 체포·조사하고, 서구사회에서 시위를 조장한다는 ‘스파이론’을 계속 펼치고 있다. 시위 가담자에게 사형을 선고하는 등 강경 진압도 갈수록 수위를 더하는 상황이다. 국내외를 막론한 ‘강 대 강’ 기조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사진)가 이란 최고지도자로 집권한 이후 온건파의 정치적 싹을 도려내면서 시위를 평화롭게 풀 방법이 전무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알리 샴하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은 강경파에 의해 축출된 개혁파 악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가문과 전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호메이니 가문을 찾아 시위대를 잠재울 수 있도록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달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과거에는 이란 내 시위가 일어나면 온건파가 나서서 분위기를 정리했지만, 이제는 이들 역시 시위대의 요구에 동조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