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치솟는 실질금리에 흔들린 뉴욕증시…“2022년 악몽 재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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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채 시장에서 실질금리가 급등하면서 주식과 채권 시장 전반에 동반 매도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2022년 인플레이션 충격 당시의 시장 급락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10년물 물가연동국채(TIPS·Treasury Inflation-Protected Securities) 수익률은 지난달 말 1.917%에서 이날 오후 2.165%로 상승했다. 약 한 달 사이 0.25%포인트 오른 것이다.실질금리는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차입 비용으로, 명목금리보다 기업 이익의 현재 가치에 직접 영향을 준다. 이에 따라 주식 밸류에이션 부담도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최근 3거래일 동안 2% 하락했다. 기술주와 산업재 섹터도 이번 주 들어 각각 1.5% 이상 밀렸다.
시장 불안을 자극한 핵심 배경으로는 미·이란 전쟁이 지목된다. 전쟁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 해상 운송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유가는 전쟁 이전보다 약 60%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에너지 가격 급등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다시 키웠다. 전쟁 이전까지만 해도 시장에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게 봤지만, 현재는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7일 이란과의 휴전을 선언했을 당시에는 해협 재개 기대감 속에 국채 수익률이 일시적으로 안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이 이란의 호르무즈 봉쇄에 맞서 이란 항구·선박 봉쇄령으로 대응하면서 양측 대치가 이어졌고, 시장 기대도 빠르게 약화됐다.
투자자 심리에는 2022년 채권 시장 급락의 기억도 남아 있다. JP모건 자산운용의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 프리야 미스라는 WSJ에 “2022년의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정신적 충격을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연준은 2021년 인플레이션을 ‘일시적’이라고 판단했지만, 이후 금리를 0% 수준에서 4% 이상으로 급격히 인상했다. 이 과정에서 채권 시장은 역사적 폭락을 경험했다. 투자자들이 이번에는 인플레이션 신호를 조기에 반영하려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 외 주요국 채권 시장도 동반 불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본에서는 에너지 비용 증가에 따른 재정 확대 우려로 장기채 수익률이 최근 급등했다. 영국 역시 키어 스타머 총리를 둘러싼 리더십 도전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국채 수익률이 상승했다. 차기 지도부가 확장 재정 정책을 펼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WSJ는 글로벌 재정 불안이 확산하면서 ‘전 세계 채권 공급 과잉’ 우려도 다시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해외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면 미국 채권의 상대적 매력이 약해져 미국 국채 수익률 역시 동반 상승 압력을 받게 된다.
다만 미국 경기 지표 자체는 아직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4월 미국 비농업 부문 일자리는 11만5000개 증가해 시장 예상을 웃돌았고, 실업률은 4.3%를 유지했다.
에너지 가격 급등이 소비 위축과 경기 침체로 이어지면서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이른바 ‘수요 위축’ 시나리오는 아직 현실화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국내 시장 역시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채권 수익률이 동반 상승하면 외국인 자금이 미국 채권 등으로 이동하면서 신흥국 채권과 통화에는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과 국내 채권 시장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주목된다.
시장 참가자들의 시선은 오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미·이란 협상 향방에 집중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상황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에너지 가격 상승세와 연준의 금리 부담 역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DK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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