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與 당권 경쟁 격화…정청래 연임론 놓고 계파 신경전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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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내 차기 당권을 둘러싼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정청래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의 유럽 순방 귀국 환영 행사에 참석하면서 최악의 충돌은 피했지만,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계파 간 주도권 경쟁과 전대 룰을 둘러싼 신경전은 더욱 거세지는 분위기다.
당내에서는 정 대표가 조만간 연임 도전을 공식화할 경우 계파 갈등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번 전당대회는 차기 총선 공천권과 직결된 당권 경쟁이라는 점에서 과거보다 대립 강도가 훨씬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 대표는 18일 유럽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이 대통령의 환영 행사에 참석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를 두고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앞서 지난 9일 이 대통령 출국 행사에는 김민석 국무총리만 참석하고 정 대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당내 파장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김 총리의 당권 도전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정 대표가 연임 도전을 검토하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김 총리의 모습만 부각되자 이른바 '명심(明心)'이 드러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됐다. 이를 계기로 친정청래계와 비당권파 간 충돌이 확대됐고, 정 대표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둘러싼 논란도 커졌다.
이 때문에 이번 귀국 행사에도 정 대표가 불참할 경우 당내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결과적으로 그런 상황은 피하게 됐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 비서실이 정 대표 등을 공항에 나오도록 결정한 것은 아주 잘한 일"이라며 "대통령실에서 당의 갈등을 조장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정 대표의 참석이 갈등 봉합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은 많지 않다. 당내에서는 정 대표가 다음 주 연임 도전을 공식 선언하는 순간 계파 간 전면전이 시작될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번 경쟁은 일부 의원들 간 대결을 넘어 여권 전체의 세력 대결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구주류로 분류되는 친노·친문 지지층은 정 대표를 지지하는 반면, 현재 주류인 친명계 비당권파는 김 총리를 중심으로 결집하는 분위기다.
최근 이른바 'ABC론'을 제기했던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재단 상임고문직에서 물러난 것을 두고도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유 전 이사장은 사임 이유에 대해 "앞으로 제가 할 비평 활동 때문에 재단이 혹시 겪게 될지도 모를 어려움을 예방하기 위해"라고 설명했지만, 여권 일각에서는 정 대표 측 지원에 나서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 초선 의원은 "(정 대표가) 공항에 간다고 갈등이 잦아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의 신경전은 이날도 이어졌다. 정 대표는 전날 "친청파가 어떻고, 친석파가 어떻고 저도 알 수 없는 악의적 갈라치기에 골몰하고 있다"며 "민주당 모두는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친명"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비당권파에서는 이를 사실상 전당대회 구도를 유리하게 만들기 위한 프레임 전환 시도로 보고 있다. 앞서 이 대통령이 여당을 향해 '큰 그릇론'과 '책임의 정치'를 언급한 이후 친명계에서는 정 대표가 출마할 경우 전당대회가 사실상 '이재명 대통령 대 정청래 대표'의 대결 구도로 형성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한 친명계 의원은 "정 대표는 자신이 이 대통령을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할 것이라는 프레임에 갇히지 않기 위해 그런 이야기를 계속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향후 전당대회 규칙을 둘러싼 논의가 시작되면 갈등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이번 전대에서 처음 도입되는 1인1표제가 최대 쟁점으로 꼽힌다. 당헌은 전략 지역 투표에 가중치를 둘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전략 지역의 범위와 기준은 명확하게 정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어느 지역에 얼마나 가중치를 부여할 것인지, 또 당내 소수인 2030 세대의 대표성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를 놓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 대표를 향한 공개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원조 친명계로 불리는 김영진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2년 차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당 대표로서 적임자인지 아닌지를 본인도 깊이 생각할 것"이라며 "'나의 출마 여부가 당원에 달려 있다. 국민에 달려 있다'는 것은 한가한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정 대표의 불출마를 촉구해온 박지원 의원 역시 "정 대표는 죽어도 나갈 것 같다"며 "그가 나오면 국민과 당원이 심판하면 된다"고 말했다.
정 대표의 연임 도전 여부가 다음 주께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민주당 전당대회는 당권 경쟁을 넘어 향후 당내 주도권과 총선 공천 구도를 결정할 최대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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