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李 대통령, EU 철강관세 대응·한반도 평화외교 성과…G7서 외교 입지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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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의 9박10일 유럽 순방은 유럽연합(EU)의 철강 수입규제 대응과 한반도 평화 메시지 확산, 주요 7개국(G7) 무대에서의 외교 위상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자유무역 질서가 흔들리고 지정학적 갈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정상 외교를 통해 한국의 경제·안보 이익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는 평가다.
특히 한-EU 정상회담에서는 다음 달 시행을 앞둔 EU의 철강 수입규제 문제가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EU는 역내 철강 산업 보호를 위해 7월 1일부터 무관세 철강 수입 물량을 연간 3382만t에서 1835만t으로 약 46% 줄이고, 초과 물량에 대해서는 기존 25%였던 관세를 50%로 인상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이자 전략적 파트너인 한국에 대한 우호적 고려를 요청하며 한국산 철강의 무관세 쿼터를 최대한 확보할 수 있도록 협조를 당부했다. 또 철강 문제뿐 아니라 한-EU FTA에 따른 상호 이익이 훼손되지 않도록 다른 분야에서도 이해관계를 조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EU 측은 "한국은 공동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이자 전략적으로 중요한 파트너 국가"라며 요청을 최대한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한-EU 간 잠정 합의한 물량이 있다"며 "불리한 제도 변경하에서도 최상의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대통령은 산업계의 우려가 제기된 산업가속화법(IAA)과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에 대해서도 한국 기업이 EU와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CBAM 검증 기관에 한국 기관을 포함해 달라는 요청도 전달했다.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철강 관세 쿼터와 CBAM 등 EU 규제가 새로운 무역 장벽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며 "협의는 아주 생산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는 글로벌 현안 대응과 대유럽 외교 확대에 나섰다. 한국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초청국 자격으로 참석했으며, 이 대통령은 확대회의에서 인공지능(AI) 기술 격차가 국가 간 경제적 격차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글로벌 AI 기본사회 구축'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기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공식 정상회담은 열리지 않았지만 여러 차례 대면 접촉이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환영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동 전쟁을 해결한 것처럼 북한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주도해 달라"고 요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양 정상은 공식 만찬에서도 약 2시간 동안 한미동맹과 중동 정세, 한반도 문제를 포함한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관심과 역할을 요청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 진전을 위해 필요한 역할을 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첫 교황청 방문에서도 한반도 평화 구상을 설명하고 레오 14세 교황과 대화·화해·협력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교황청의 지지를 재확인하는 한편 교황의 방북 역할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순방 기간 캐나다·독일 등과 양자 정상회담도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에게 최대 60조원 규모의 차세대 잠수함 사업과 관련해 한국의 수주를 지지해 달라고 요청하며 한국이 캐나다의 안보 역량 강화에 기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또 벨기에에서는 한국 기업들의 유럽 진출 확대를 위한 협조를 당부했고, 이탈리아와는 관계를 '특별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했다. 첨단산업과 중소기업, 문화·관광 분야까지 협력 범위를 넓히며 실질 협력 기반도 강화했다.
이 대통령의 이번 G7 참석은 지난해 캐나다 캐내내스키스 회의에 이은 두 번째다. 한국 정상이 G7 정상회의에 두 차례 참석한 것은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처음으로, 한국의 국제적 위상과 외교적 영향력이 한층 확대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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