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LF 종전 합의에 다시 열린 중동시장…식품업계, K푸드 수출 재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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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로 중동 지역의 물류·유통 환경이 개선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식품업계가 전쟁 기간 미뤄뒀던 수출 확대 전략을 다시 가동하고 있다. 인구 증가율이 높고 중산층과 젊은층의 비중이 큰 중동은 K푸드의 새로운 성장 시장으로 꼽힌다.
다만 전쟁 이후 누적된 비용 부담이 곧바로 줄어들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동 지역 긴장 완화는 분명 긍정적인 신호”라면서도 “원·부자재와 포장재, 물류비는 통상 수개월 전 체결된 계약 조건이 반영되는 데다, 호르무즈 해협 운항 정상화와 공급망 안정에도 시간이 필요한 만큼 실제 원가 절감 효과가 현장에 반영되기까진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중동 지역의 K푸드 수요는 이미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UAE·카타르·쿠웨이트·바레인·오만 등 걸프협력회의(GCC) 6개국을 대상으로 한 지난해 K푸드 수출액은 4억1160만 달러, 약 6200억원으로 전년보다 22.6% 증가했다. 올해 1~4월에도 전년 동기 대비 37.6% 늘었다.
이 같은 성장세에도 중동전쟁 이후 중동행 해상 물류 차질과 소비 위축은 시장 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전쟁 발발 뒤 고유가와 고환율의 영향으로 물류비와 원재료·포장재 가격도 오르면서 식품업계의 비용 부담이 커졌다. 업계는 이번 종전 합의가 포장재 수급 불안과 원가 부담을 완화하는 데에도 일정 부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출 재개 움직임이 가장 먼저 구체화한 곳은 동원F&B다. 동원F&B는 이달 중 UAE와 쿠웨이트 등 중동 주요 국가에 추가 물량을 수출할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 해당 물량은 당초 올해 1월 계약됐지만 2월 미국·이란 전쟁이 발발하면서 수출이 보류됐다. 양국이 이날 종전에 합의하면서 해당 국가들과의 수출 재개 논의도 속도를 내고 있다.
동원F&B 관계자는 “추가 수출 품목은 무슬림 소비자들을 위한 할랄(Halal·이슬람 율법상 허용) 인증을 마친 동원참치·양반김·김부각 등 20여 종”이라고 말했다. 할랄은 이슬람교 경전에 따라 만들고 먹고 쓰는 것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동원F&B는 떡볶이 등으로 할랄 인증 품목을 확대하며 중동 시장 공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지난해 UAE·이라크·요르단·쿠웨이트·카타르 등 5개국을 대상으로 한 수출액은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라면업계에서는 농심과 삼양식품의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40여 개국에서 사업을 벌이는 농심은 할랄 인증을 받은 신라면 등 49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올해 중동 지역 매출 목표는 전년 대비 50% 성장으로 정했다.
농심은 이를 위해 올해 하반기 중동 지역에서 다양한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고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강화한다. 삼양식품은 현재 중동 10여 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으며, 할랄 불닭볶음면의 판매망 확대와 신규 브랜드 출시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높일 계획이다.
CJ제일제당도 할랄 김스낵과 볶음면 등을 앞세워 중동 시장 공략에 나선다. 회사 측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면류 가공식품 시장 규모가 연간 3000억원 수준인 만큼 K누들의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보고 있다.
업계는 전쟁 기간 보류했던 중동 시장 확대 전략을 재가동할 계획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동 정세가 안정되면 물류·유통 환경이 개선되고 소비 심리도 회복돼 K식품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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