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LF 트럼프식 협상법 읽는 이란…‘위협 카드’에도 양보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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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강경 발언이 이란 협상단의 양보를 끌어내지는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란 외교관들이 그의 협상 방식을 파악하기 위해 39년 전 출간된 저서 ‘거래의 기술’까지 탐독하며 대응 전략을 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이란 외교관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저서 ‘거래의 기술’을 읽고, 상대를 불안하게 만드는 그의 협상 전술에 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 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발언이 단순한 압박인지,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경고인지를 구분하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중재자들은 이란 협상단이 트럼프 대통령의 심리를 이해하기 위해 심리학 전문가팀에게 자문했고, 이란의 제안에 대한 그의 공개적 반응을 예측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위스 협상장에서도 이 같은 대응 방식은 드러났다. 지난 21일 스위스에서 미국과 마주 앉았던 이란 협상단장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공격 위협을 전해 듣고 협상 중단을 선언했다.
그러나 협상장을 떠난 뒤에도 대화는 완전히 끊기지 않았다. 이란 협상단은 중재국을 통해 간접적인 방식으로 미국과 계속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적 발언이 가진 의미를 일정 부분 파악하고 있었다는 해석이다.
WSJ는 “이란 외교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독특한 스타일 때문에 1987년 그가 지은 ‘거래의 기술’을 읽고 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책에서 부동산 거물 시절 자신의 협상 기술을 설명했다. 그는 극단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요구를 제시해 상대를 불안하게 만들고, 이를 통해 양보를 끌어내라고 조언했다.
정치분석가들과 중재자들은 이란 측의 이런 심리 파악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요란한 항변’이 아직 이란의 양보를 이끌어내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고 WSJ는 평가했다.
앞서 지난 4월 초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발전소를 폭격하겠다고 언급한 데 이어 “(이란) 문명 전체가 멸망할 것”이라고까지 위협했다.
당시 미국은 45일간의 휴전을 요구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란은 이 기간 동안 미국과 이스라엘이 전력을 보강할 수 있다고 우려해 휴전 기간을 줄이려 했다. 이란 당국자들에 따르면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을 협상 전술로 판단하고 무시하기로 했으며, 결국 자신들이 원한 15일의 짧은 휴전을 관철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4월 중순 레바논 휴전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개방됐다고 선언한 직후 벌어진 일도 대표 사례로 거론됐다. 선언 몇 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해상봉쇄가 계속된다고 위협했고, 이란 군부는 이를 빌미로 아라그치 장관의 발언을 취소했다.
미국 싱크탱크 윌슨센터 국제자문위원회 위원이자 이란 전문가인 모하마드 아메르시는 “트럼프는 상대의 결의를 시험하려고 ‘거래의 기술’을 적용해 극단적 위협을 가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란인들은 그의 전술을 잘 알고 있다. 그것이 역학 관계를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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