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LF 60일 제재 유예가 연 이란 원유 수익…최대 4조7천100억원 추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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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산 원유 수출에 대한 미국의 한시적 제재 면제가 전쟁으로 위축된 이란 경제에 단기적인 숨통을 틔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60일 동안 판매 가능한 원유를 모두 처분할 경우 이란이 최대 30억6천만달러, 약 4조7천100억원의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추산이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23일(현지시간) 지정학 리스크 자문업체 옵시디언 리스크 어드바이저스의 브렛 에릭슨 대표 분석을 전했다. 에릭슨 대표는 이란이 하루 약 3천740만~5천100만달러, 약 576억~785억원을 추가로 벌어들일 수 있다고 봤다.
이 계산은 이란이 보유한 판매 가능한 원유를 모두 처분할 수 있다는 가정에 따른 것이다. 60일간 제재가 유예되면 총 22억4천만~30억6천만달러, 약 3조4천500억~4조7천100억원의 추가 수익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이번 조치는 미국과 이란이 전쟁을 끝내기 위해 체결한 양해각서(MOU)에 따른 것이다. 미 재무부는 전날 이란산 원유의 생산, 인도, 판매를 허용하는 60일짜리 임시 일반면허를 발급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재임 당시 이란 핵합의(JCPOA)를 폐기한 뒤 고강도 제재로 이란을 압박해온 기존 정책에서 180도 선회한 조치로 평가된다.
그동안 이란은 미국 제재 때문에 중국 등 극소수 국가에만 원유를 수출할 수 있었다. 이마저도 막대한 할인과 복잡한 우회 경로를 감수해야 했다.
다만 에릭슨 대표는 이번 조치를 단순한 ‘재정적 횡재’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치적 수사만 보면 이란이 로또에 당첨된 것 같지만 실상은 다르다”라며 “이란은 이미 석유를 팔고 있었으나 그동안 이른바 ‘그림자 선단’ 운영, 불법 자금 세탁, 중개인 비용 등 일종의 ‘제재 세금’을 대가로 치르고 있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즉 제재 유예가 새로운 수입원을 만든 것이 아니라, 기존 수입원의 수익성을 극대화해 준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쟁이 발발한 2월 28일 이전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약 66달러, 약 10만1천640원이었다. 그러나 이란은 약 10달러, 약 1만5천400원 할인된 가격에 원유를 판매해 왔다.
이번 면제로 이란은 시장 가격에 가까운 수준으로 원유를 팔 수 있게 됐다. 여기에 ‘그림자 선단’ 이용 비용, 무보험 리스크, 페이퍼 컴퍼니를 통한 자금 세탁 비용 등 배럴당 약 7달러, 약 1만780원에 달하던 우회 비용도 줄어든다.
그 결과 이란이 실제로 손에 쥐는 실질 수익은 배럴당 총 11달러, 약 1만6천940원가량 늘어난 셈이다. 에릭슨 대표는 공급 가능 물량의 70%인 하루 평균 230만 배럴만 판매해도 제재가 유지됐을 때보다 약 15억달러, 약 2조3천100억원을 더 벌 수 있다고 추산했다.
현재 이란은 약 1억8천만 배럴의 원유 재고를 확보하고 있다. 전쟁 여파로 하루 230만 배럴까지 떨어졌던 생산량도 빠르게 회복 중이어서, 60일 유예 기간 안에 최대 2억150만 배럴까지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단기 수익 증가가 장기적인 경제 이익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에릭슨 대표는 “이번 달에 재고를 모두 털어내고 나면 다음 달 생산량은 전쟁 전 수준에 못 미치기 때문에 수익이 급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재 유예 조치가 60일이 아니라 1년간 이어지더라도 연간 최대 추가 이익은 100억달러, 약 15조4천억원 안팎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벤 케이힐 선임연구원도 핵심은 ‘60일 이후의 향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요한 대목은 이란이 중국 외 국가들에도 더 많은 원유를 판매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 변화의 관건은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별도로 서명한 MOU의 이행 여부다. 해당 MOU에는 이란산 석유 제재를 궁극적으로 해제하기 위해 미국과 이란이 협력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케이힐 연구원은 이번 60일 한시 조치가 영구적인 정책으로 정착될 경우 이란 경제에 크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란이 2015∼2017년 수준의 수출량을 회복하고 유가를 배럴당 70달러, 약 10만7천800원으로 잡았을 때, 이란은 매년 350억달러, 약 53조9천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석유 수출 수익을 추가로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블룸버그 통신은 이란이 제재 일시 면제를 계기로 원유 수출을 재개하고 해상에 대기 중인 물량을 처분하기 위해 한국 등 아시아 국가 정유사들과 접촉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 국영석유회사(NIOC) 관계자들은 미국의 제재 면제가 공식 발표되기 전부터 한국과 인도, 일본 등의 정유사들과 접촉해 왔다. 발표 이후에는 움직임이 더 빨라졌다.
하지만 아시아 정유사들은 서두르지 않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대부분 이미 대체 공급원을 확보해 충분한 재고를 보유하고 있고,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화 가능성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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