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LF 호르무즈 요금 논란, 보험 의무화로 번지나…미국 “국제법상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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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해협을 지나는 선박에 비용을 물릴 수 있는지를 놓고 미국과 이란·오만의 해석이 정면으로 엇갈리고 있다. 이란은 60일간의 무상 통항 보장 이후 해협 관리와 서비스 비용 문제를 논의할 여지를 열어두고 있고, 미국은 국제 수로에 통행료나 수수료를 부과할 수 없다는 국제법 원칙을 앞세웠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23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어떤 나라도 국제 수로에 통행료(tolls)나 수수료(fees)를 부과할 수 없다. 그게 현행 국제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 국제 수로에서 모두 마찬가지이고, 여기에서도 그렇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은 “이 지역(걸프)의 모든 국가가 우리와 뜻을 같이할 것이라 믿는다”고도 했다. 그는 UAE를 시작으로 쿠웨이트를 거쳐 바레인까지 걸프 동맹 3개국을 25일까지 순방한다.
이번 순방에는 걸프협력회의(GCC) 논의도 포함돼 있다. 루비오 장관은 쿠웨이트에서 쿠웨이트·오만·카타르·사우디아라비아·UAE·바레인 등 6개국이 속한 GCC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들 산유국은 원유 수출을 위해 호르무즈해협을 경유해야 하기 때문에 통행료 부과 시 직접적인 부담을 안게 된다.
논란의 빈틈은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에 있다. 17일 두 나라 대통령이 서명한 MOU에 따르면 이란은 서명 뒤 60일간 비용 부과 없이 선박들의 해협 안전 통항을 보장해야 한다.
그러나 60일이 지난 뒤에는 합의된 조건이 없다. MOU는 “국제법 및 해협 연안국의 주권에 따라 호르무즈해협의 미래 관리 및 해상 서비스를 규정하기 위해 이란이 오만과 대화하되, 페르시아만 연안국들과도 협의한다”고만 규정하고 있다.
이 문구는 각국의 해석 차이를 낳고 있다. 해협 연안국인 이란과 오만은 주권과 주권적 권리를 근거로 일정한 해협 통제권을 주장할 여지가 있다. 반면 미국은 호르무즈해협이 모든 선박의 무상 통과 권리가 보장되는 국제 항행용 해협이라는 점을 내세운다.
오만은 이란과 공동 논의 체계를 만들기로 했다. 오만은 이날 이란 외무부와 함께 낸 공동 성명에서 “호르무즈해협의 향후 통항 관리, 이와 관련해 제공될 서비스 및 국제 기준에 따른 비용 청구 문제에 합의하기 위해 양국 외무부 산하에 공동 실무 그룹을 만들고, 이를 통해 대화를 지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성명은 전날 오만을 방문한 이란의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 및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과 바드르 빈 하마드 알 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 간 회담 직후 발표됐다. 성명에는 “모든 해협 관련 조치는 두 해협 연안국의 주권과 주권적 권리를 완전히 존중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란은 직접적인 통행료 대신 보험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란이 5월 설립한 페르시아만해협관리청(PGSA)은 19일 “모든 호르무즈해협 통항 선박은 의무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고 공지했다. 이어 20일에는 해당 해협만을 위한 새 보험사도 설립됐다.
이를 두고 사실상 우회 통행료라는 비판이 나왔다. 해양사 전문가인 살바토레 메르코글리아노 미국 캠벨대 교수는 미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이란의 선박 공격 이전까지는 존재하지 않던 위험에 대해 보험료를 징수하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해운 전문지 로이드리스트의 편집장인 리처드 미드도 NYT에 “사실상 다른 이름의 통행료”라고 말했다. 일단 객관적 명분은 미국 쪽에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쟁 전처럼 호르무즈해협이 다시 무료로 개방될 것이라고 거듭 장담해왔다. 그는 2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해 통행료·보험료나 이 외 어떤 요금도 요구하거나 받지 않는다”고 미국에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이 내용이 거짓이라면 협상은 즉시 중단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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