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LF 사우디 ‘비전 2030’ 7년, 멀고도 험한 여정의 남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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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3-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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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가 브릭스의 신규 회원으로 포함되면서 이 나라가 추진하는 석유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제 구조를 타개하기 위한 비전 2030이 다시금 조명받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비전 2030 실현을 위해 국내외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비전 2030의 목표 중 하나는 GDP에 대한 비석유 수출 기여도를 16%에서 50%로 늘리는 것이다.


지난해 G20 중 가장 빠른 성장 속도를 보였으며 실업률은 4.8%로 떨어졌고, 비전 2030에서 설정한 여성 인력 참여율 목표인 30%를 초과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성공이 확실하지 않다고 말한다. 프로젝트 혜택을 보는 사람을 일부 젊은 도시인들이고, 서구 문화를 접목한 프로젝트들이 이슬람 문화의 정당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우려가 제기된다고 27일(현지시간) 인사이드가 보도했다.


◇ 비전 2030의 목표와 주요 사업 내용


비전 2030은 37세의 사우디 왕세자 빈살만이 매킨지의 도움을 받아 2030년까지 완성할 국가 마스터플랜이다.


이 마스터플랜의 국가 운영 핵심 기조는 탈석유 국가 실현을 위해 재정의 절대 의존도가 높은 석유 수출 비중을 50% 밑으로 줄이는 것이다.


비석유 GDP를 현재의 30%에서 65%로 늘리고, 여성의 경제 참여율을 30%에서 50%로 늘리는 것을 포함해 청년실업률을 20%에서 10%로 줄이는 것이 비전 2030의 핵심 목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런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분야 투자를 확대하고 관광, 엔터테인먼트, 제조업 등 비석유 부문 육성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비전 2030을 총체적으로 결합하는 최고의 프로젝트는 국가 개조사업인 네옴이다. 나라의 북서쪽 모퉁이에 있는 네옴의 중심은 더 라인으로 알려진 1조 달러 규모의 거대 최첨단 도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 최첨단 도시를 자동차 없는 도시로 100% 재생 가능 에너지로 운영하고, 900만 명이 도보로 5분 이내 이동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해 휴양지, 예술 및 엔터테인먼트 중심지인 키디야 등 20개 이상의 비전 2030 프로젝트가 있으며, 이는 모든 시민을 위한 일자리를 갖춘 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고안됐다.


사업이 시작되면서 자금은 7000억 달러에 달하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에서 주로 조달되었으며, 이외 각종 프로젝트에 천문학적 비용이 투입됨에 따라 전 세계 주요 투자가들에게 사업에 참여할 것을 독려 중이다.


세계 최대의 석유 수출국이라는 지위에 힘입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러시아의 원유 수출이 중단되면서 석유 수출량을 늘려,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는 지난해 1610억 달러(약 212조7100억원)라는 놀라운 순이익을 기록했다.이런 성과는 풍부한 자금 자원이 되어 경제 개혁 노력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공공 투자 기금은 석유 수출 수익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석유 수출이 증가하면 공공 투자 기금의 규모도 증가하는 구조다.


실제, 성과도 일부 나타나기 시작했다. IMF에 따르면 2022년 G20 가운데 이 나라는 가장 빠르게 성장한 나라로 부상했다.


실업률도 각종 투자가 이어지면서 4.8%로 떨어졌다. 이슬람 특유의 문화적 제약을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으로 여성 인력 참여율도 이미 비전 2030에서 설정한 목표인 30%를 초과했다.


◇ 눈앞에 다가오는 힘겨운 과제들


전문가들은 사우디아라비아 노력이 성과를 거둘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을 제시하면서도 석유 가격의 변동성, 내부의 갈등, 국제적 경쟁 등이 성공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2023년 현재 비전 2030을 발표한 지 7년이 지난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는 비전 2030의 목표 일정의 중간 지점에 도달했다. 일부 성과를 거뒀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예를 들어, 비석유 수출 기여도를 16%에서 50%로 늘리는 것이 목표지만, 현재 비석유 수출 기여도는 20% 수준으로, 아직 목표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또한, 경제를 다각화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제조업, 관광업, 메타버스와 5G 등 첨단 기술 산업 등에 투자하고 있지만, 이런 투자가 성공을 거두려면 많은 시간이 걸린다.


메타버스, 5G,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 등 젊은 도시인이 선호할 만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일자리도 만들어지고 있지만 배후지에 대한 성장 고려는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 나라는 면적이 매우 넓고, 대부분이 사막으로 이루어져 있다. 대도시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은 인구가 적고, 경제활동이 미미하다. 도시와 비도시의 발전 격차는 매우 심각하다. 주요 미래산업 투자는 도시에서 이뤄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도시 지역의 실업률은 2023년 기준 4.8%인 반면, 시골 지역의 실업률은 15%에 달한다.


비도시 지역의 학교는 교실이 협소하고 시설이 열악하며, 병원도 의료진이 부족하고, 의료 장비도 낙후되어 있다. 도로와 교통 체계도 열악하다.


국가 재정을 균형발전을 위해 투자하지 않고 불균형 투자를 하고 있어 비도시 지역 사람들은 네옴 시티 건설에 소외감을 느끼고 불만이 커지고 있다.


또한, 여성 운전 허용, 영화관 개방, 관광 산업 활성화 등과 같은 서구적 개혁 정책은 일부 보수적인 이슬람 지도자들과 국민으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그들은 이런 정책이 이슬람의 전통과 가치를 위협한다고 주장한다.


더 넓은 차원에서 전문가들은 비전 2030 임무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가 이 지역의 경제적 왕좌를 놓고 경쟁하면서 더 깊은 긴장을 조장할 위협이 되고 있다고 경고한다.


두 국가는 경쟁적으로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고, 관광산업을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일종의 제로섬 게임을 하게 되어 두 국가 간의 긴장이 고조될 수도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의 공공투자기금은 지난해 글로벌 시장의 침체로 인해 110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이는 비전 2030의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할 자본인 공공투자기금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현재 비전 2030 관련 각종 프로젝트 가운데 실제 이익이 기대되는 사업 외 글로벌 투자가 부진하고 중국이나 일부 해외 투자가 외에는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진 않는 것도 부담이 되고 있다.


석유 가격이 급락하거나,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 비전 2030의 성공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정치적 불안이나 사회적 갈등은 비전 2030의 성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글로벌이코노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