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스웨덴·핀란드 나토가입은 푸틴의 자업자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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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3-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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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제법은 자국을 방어하기 위해서 혹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정에 의해서만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 그 외의 경우 침공으로 강조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3년 9월 시리아 사태를 주시하고 있던 미국을 향해 했던 말이다. 에스코 아호 전 핀란드 총리는 푸틴 대통령의 과거 발언을 재조명하면서 "스웨덴과 핀란드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게 만든 장본인은 바로 푸틴"이라고 말했다.


12일 세계지식포럼 '지정학 라운드 테이블' 세션이 열린 서울 중구 장충아레나에는 핀란드, 일본, 미국을 대표하는 세 명의 저명한 지도자가 모였다. 20년간 핀란드 의회 활동을 거쳐 37대 총리를 지낸 아호 전 총리,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 미국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 창립자인 에드윈 퓰너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이 한 자리에 모여 지정학적 역동성에 대처하기 위한 각국의 전략을 논의했다.


이 세션에서 특히 주목을 받은 것은 아호 전 총리가 러시아가 일으킨 우크라이나 전쟁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핀란드는 러시아와 3만㎞에 달하는 국경을 접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실제로 옛 소련의 침공을 받은 국가다. 하지만 종전 이후 80여 년간 가입하지 않았던 서유럽의 공동 방위 체계 나토에 지난해 5월에야 동참하게 됐다. 아호 전 총리는 "1990년대까지만 해도 나토에 가입을 찬성하는 국민은 25%에 불과했다"면서 이 수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54%로 늘었고 지난해 70%까지 올라갔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서유럽의 완충지대에 위치한 국가들의 나토 비가입을 러시아가 압박하면 할수록 이들이 오히려 가입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주장이다.


한편 퓰너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에서 미국의 역할을 두고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미군 철수로 인해 세계에 퍼진 '미국은 신뢰할 수 없는 파트너'라는 인식을 이번에 만회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전쟁 지원에서 민간 차원의 노력이 돋보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전쟁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는 통신 분야에 대해 일론 머스크의 저궤도 위성들이 도움을 줬다"면서 "특히 우크라이나와 협력해 러시아에 대한 정찰 상황을 전달해왔다"고 말했다.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