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LF “서안지구 ‘인류 첫 마을’은 팔레스타인 문화유산” 유네스코 등재에 이·팔 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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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3-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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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강제 점령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 제리코 외곽 선사시대 유적이 1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몫’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유대인 정착촌 확장 등 서안지구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는 이스라엘은 강하게 반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네스코는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제45회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에서 팔레스타인이 신청한 제리코 외곽 선사시대 유적지 텔에스술탄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최종 승인했다. 텔에스술탄은 인류 최초의 마을로 알려져 있으며, 기원전 9000년 당시 문화를 연구할 수 있는 보고로 꼽힌다.


유네스코는 홈페이지를 통해 “텔에스술탄은 기원전 9000년부터 8000년까지 오아시스 근처 비옥한 토양에 형성된 최초의 영구 정착지로서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기원전 1세기에 만들어진 회당 등 유대 역사의 거점으로 꼽히는 제리코 중심부에서 약 1.2마일(2㎞)밖에 떨어지지 않았다는 점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알자지라는 분석했다.


팔레스타인은 환호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이날 성명을 내고 “팔레스타인은 전 세계 인류를 위해 이 독특한 유적지를 보존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팔레스타인 역사를 입증한 쾌거”라고 밝혔다.


반면 1967년 중동전쟁을 통해 서안지구를 불법 점령하고 있는 이스라엘은 반발했다. 이스라엘 외교부는 “유네스코의 이번 결정은 팔레스타인이 유네스코를 얼마나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라며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유네스코 내 동맹들과 함께 행동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회의를 개최한 사우디가 팔레스타인을 위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스라엘은 2011년 유네스코가 팔레스타인을 정식 회원국으로 인정한 데 이어 2017년 무기명 투표를 통해 서안지구 헤브론 구시가지를 팔레스타인 유산으로 등록하는 결의안을 채택하자 2년 뒤 유네스코를 탈퇴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이스라엘군과 유대인 정착촌 주민들은 동예루살렘에 있는 알아크사 모스크에서 팔레스타인인 방문객들을 공격해 물의를 빚었다. 팔레스타인 매체 WAFA는 “이스라엘군이 노인 남성과 여성을 포함한 3명을 폭행했다”며 “이들은 이스라엘 정착민들이 모스크 입구에서 경적을 울리는 데 항의했다는 이유로 구타당했다”고 주장했다.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