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국민 선대위로 쇄신"… 청년층 끌어안고 외연 넓히는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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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1-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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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위 쇄신 첫날 울먹인 李


"따끔한 회초리 맞을 준비돼"


민주당 지도부·중진 역할 축소


청년들과 소통… 3번씩 사과도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쇄신 전권을 위임받은 이재명 대선후보가 22일 "새로운 이재명의 민주당을 시작하겠다"며 강도 높은 변화를 예고했다.


당 지도부와 중진 등의 역할과 권한을 대폭 축소하고, 국민의 목소리를 담는 선대위로 재편하겠다는 게 이 후보 구상이다. 이 후보는 새로운 선대위를 준비하면서 '전국민선대위'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전국민 선대위-청년과 함께 만드는 대한민국 대전환' 간담회에서 "새로운 민주당, 이재명의 민주당은 첫째로 반성하는 민주당, 두 번째로는 민생실용 개혁을 주도하는 민주당, 세 번째로 유능하고 기민한 민주당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선대위 쇄신 1일차에 청년들과의 소통으로 문을 연 이 후보는 청년에 3번 사과했다. 이 후보는 "기성세대의 책임으로 저상장 사회 속에서 작은 기회 때문에 정말 격렬한 경쟁을 해야 하고, 경쟁 속에서 이기지 못하면 실패하고 좌절,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져야 하는 상황으로 만든 것에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상 가장 취약한 계층을 만들어버린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사과드리고 또 무한책임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또 "민주당은 따끔한 회초리를 맞을 준비가 되어있으니 청년들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날 것 그대로 많이 전해주기 바란다"며 "다시 한 번 이런 상황에 대해서 사과드리고, 실현 가능한 대안들을 만들어내 성과를 통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간담회 도중 지역순회에서 만난 한 지지자가 자신을 끌어안고 '가난한 사람 좀 살 수 있게 해달라'고 울기도 했다는 일화를 소개하며 울먹이기도 했다. 이 후보는 "그런 분들의 눈물을 정말 가슴으로 받아 안고 살아가고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반성과 쇄신을 앞세운 만큼 신랄한 자아비판도 있었다. 이 후보는 "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실망과 분노는 오히려 제 책임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며 "국민의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지 않고 또 '내로남불식의 남탓'이라든지, 세계적 현상 등 외부 조건에 그 책임을 전가하려 했다는 점도 반성하고, 저 스스로 대장동 문제와 관련해 성과를 냈다는 점만 주장했지, 공공환수 미흡에 대한 비판에 나는 책임이 없다고 말한 것 자체가 잘못임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날 선대위 간담회에는 상임선대위원장인 송영길 대표와 공동선대위원장인 윤호중 원내대표는 아예 참석하지 않았다. 간담회 상석에는 당 지도부 대신 청년들이 자리했다. 이 후보가 생각하는 선대위의 일면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당 안팎에서는 이 후보가 공동선대위원장 13인 체제 등 몸집 키우기에 열중했던 선대위를 등 촘촘하고 압축적으로 축소해 기동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재편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경선 과정의 갈등을 봉합하는 차원에서 추진했던 '용광로 선대위'에 대해 후보 스스로 '너무 무겁고 대응이 느리다'는 비판을 했던 만큼 고강도 인적 쇄신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외부인사를 영입해 선대위가 전략을 짜고 중진 등 현역 의원들은 지역구를 중심으로 선거운동을 펴는 '하방형' 선대위가 꾸려질 가능성이 높다.


이 후보는 이날 선대위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은 원혜영 전 의원과 위원회 총괄단장인 백혜련 의원 등과 당사에서 만나 향후 실무 준비를 위한 논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계 좌장이자 선대위 총사퇴론을 제기했던 정성호 의원은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을 회복해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혁신 선대위를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대위 공동총괄본부장인 우상호 의원도 이날 라디오에서 "있는 사람들의 권한을 재분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디지털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