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스리랑카, 팬데믹으로 국가부도 위기…“50만 명 빈곤층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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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2-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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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론티의 나라’ 스리랑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때문에 국가부도 위기에 몰렸다고 2일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외환보유고는 최근 10년 이래 최저 수준이고 식량을 구하지 못해 약 50만 명이 굶주림에 처했다.


인구 2149만 명의 스리랑카는 국내총생산(GDP)의 10%를 차지하던 관광산업이 팬데믹으로 붕괴돼 관련 종사자 약 20만 명이 실직했다. 국가 재정도 바닥이다. 지난해 11월 외환보유고가 10년 만에 최저인 16억 달러(약 1조9080억 원)를 기록한 스리랑카는 중국에 60억 달러(7조1550억 원)가 넘는 차관을 상환해야 한다. 이를 위해 스리랑카 정부가 돈을 마구 찍어내자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찾아왔다. 지난해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1.1%로 역대 최고였다. ‘살기 어렵다’는 국민 여론을 의식한 정부가 세금을 감면하자 세수(稅收)가 준 지방자치단체들이 재정 위기에 몰리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식량난도 심각하다. 코로나19로 공급망이 교란돼 농업용 비료와 살충제 수급이 어려워지자 정부는 지난해 5월 농가에 비료, 살충제 사용 금지 등 유기농법을 강요했다. 하지만 잡초와 해충 때문에 농작물 피해가 커졌고 농사를 포기하는 농가가 늘어났다.


정부는 경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쌀, 설탕 등 가격통제를 시작했지만 국민 삶은 피폐해진 뒤였다. 수도 콜롬보의 한 택시기사는 “전기세 수도세 식비 그리고 택시 구입 대출금을 갚고 나면 남는 돈이 없다. 식량도 못 구해 우리 가족은 하루 두 끼니만 먹는다”고 말했다. 다른 시민은 “콩 1kg를 살 수 있던 돈으로 지금은 100g 밖에 살 수 없다”고 탄식했다. 고학력 젊은이 4분의 1은 나라를 떠나고 싶어 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세계은행은 “대유행 이후 스리랑카 국민 50만 명이 빈곤층으로 전락했다”고 추산했다.|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