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UAE, 서방의 러시아 경제제재 '우회로'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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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2-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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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등 서방의 전방위적인 경제제재로 위기에 내몰린 러시아가 아랍에미리트(UAE)를 통해 제재를 회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알자지라는 14일(현지시간) UAE가 서방의 전방위적인 경제제재 효과를 반감시키는 ‘약한 고리’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UAE가 서방의 대러 제재에 동참하지 않으면서 UAE 최대 도시 두바이는 러시아 부호들의 자산 도피처로 떠올랐다. UAE는 외국인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자금 출처를 묻지 않고 외국 사법기관과 제한적인 정보만을 공유해 ‘부자들의 놀이터’로도 불린다.


미 싱크탱크 선진국방연구센터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연관된 최소 38명의 사업가와 정부 관료들은 두바이에 총 3억1400만달러 이상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연합(EU)에선 압류되거나 입항이 금지됐을 러시아 신흥재벌(올리가르히)의 호화 요트들도 두바이 해안에 최소 3척이 정박한 것으로 확인됐다.


UAE는 서방과 러시아 간 중립을 표방하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러시아 규탄 결의안 표결에선 기권표를 던졌다. UAE 고위 관료들은 유엔의 요구가 없는 한 대러 제재를 강행하지 않을 것이라며 러시아를 안심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하면 유엔 차원의 대러 제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UAE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중동 안보 문제 등에서 미국과 협력해온 UAE가 러시아 규탄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러시아가 중동에서 미국의 힘이 약해진 틈을 타 영향력을 확대해온 결과란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는 지난 10년간 UAE·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 등에 무기를 수출하고 군사 훈련을 진행하면서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지난달 28일 유엔 안보리 회의에선 이란이 지원하는 예멘 후티반군을 테러리스트 단체로 지정하자는 UAE의 결의안을 지지하기도 했다. UAE 측 분석가들은 이를 두고 UAE가 러시아 규탄안에 기권하자 러시아가 이에 화답한 것으로 풀이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일각에선 미국이 러시아의 제재 우회를 돕는 UAE를 압박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을 억제하기 위해 UAE·사우디아라비아 등 석유 강국들에 협조를 부탁해야 하는 입장에 놓였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미 예멘 후티반군을 외국 테러조직(FTO) 명단에서 삭제하고 이란 핵합의 복원 협상에서 중동 안보 문제를 충분히 논하지 않는 등의 행보로 UAE를 비롯한 중동 국가들의 빈축을 샀다. UAE와 사우디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화 제안에 화답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가디언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아부다비 왕세제는 최근 몇 주간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전화통화를 거절하고 있다”고 전했다.ㅣ경향신문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