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확진돼도 ‘쉬쉬’ 커지는 방역 구멍… ‘셀프관리’에 감염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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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2-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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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1000만명을 넘었다. 국민 5명 중 1명꼴로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의미다. 이처럼 단기간 확진자가 급증한 가운데 치료·격리 관리가 온전히 개인에 맡겨지면서 밀접접촉자들에 확진 사실을 알리지 않거나, 증상이 있어도 검사를 받지 않는 등의 ‘방역구멍’이 커지고 있다.


22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35만3980명으로, 누적 993만6540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발생한 신규 확진자를 포함하면 1000만명을 넘는다. 사망자는 384명으로 역대 두 번째 규모다.


우리나라는 강도 높은 방역으로 누적 확진자 100만명에 도달하는 데 780일이 걸렸다. 그러나 오미크론 변이 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등의 영향으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100만명을 넘은 지 31일 만에 500만명을 돌파했고, 다시 500만명이 추가되는 데는 13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전체 인구의 약 20%가 감염력을 갖게 되면서 우리도 해외 사례처럼 하강국면으로 들어서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나온다. 방역 당국은 현재 유행이 정점에 진입해 있는 건 맞지만 오미크론 세부 계통인 BA.2 확산 등 변수가 많아 본격적인 감소세로 전환되는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확산 차단을 위한 노력이 소홀해져 ‘도미노 감염’을 부추기고 있다.


최근 4살 아이가 확진 판정을 받은 A씨는 아이를 돌봐주는 하원 도우미 B씨에게 이를 알리기 위해 연락했다가 황당한 사실을 알게 됐다. B씨가 아이보다 이틀 먼저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다. A씨는 “(하원 도우미가) 집에 일이 있어 며칠 못 나온다고 해 그런 줄로만 알고 있었다”며 “확진 후 진작 말해줬으면 우리도 더 빨리 검사받고 다른 사람과의 접촉도 피했을 텐데, 모르고 다른 가족을 만나서 다른 가족도 뒤늦게 또 확진됐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학부모 정모(40)씨는 “동선 조사가 안 이뤄지다 보니 굳이 말 안 하고 쉬쉬하는 사람들도 많은 분위기”라며 “확진 전날까지 수업을 듣고도 학원에 확진 사실을 말하지 않은 경우도 봤다. 확진자가 말하지 않으면 주변에선 알 수 없는 상황이어서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확진돼도 감기약 처방밖에 못 받는다’는 등의 불만이 퍼지면서 코로나19 증상을 느끼고도 검사를 받지 않는 ‘어글리 오미크론’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4개월 된 아이를 키우는 C씨는 자가진단키트에서 양성이 나온 뒤 집에서 아이와 함께 ‘자체 격리’를 시작했다. 그는 “혹시 아이가 갑자기 아플 때 확진 판정을 받은 상태면 병원에 가기 어려울 것 같아 그냥 검사받지 않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모(28)씨는 “가족들이 확진 판정을 받은 회사 상사가 기침을 심하게 하는 등 코로나19 증상이 있는 것 같은데 괜찮다며 검사를 받지 않는다”면서 “심지어 외부 미팅까지 계속하고 있다”고 불안해했다.|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