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러시아의 퇴장으로 재편되는 세계 발사체 시장의 신질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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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2-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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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안스페이스는 유럽우주국(ESA)과 러시아가 체결한 발사체 협력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형태로 러시아산 소유즈 로켓을 남미에 있는 프랑스령 기아나에서 발사해오고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전면 중단돼 내년 발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아리안-6 상상도. 아리안스페이스 제공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세계 우주 발사체 시장의 질서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대 러시아 제재를 지지하는 많은 정부와 기업들이 소유즈를 포함한 러시아 발사체의 ‘시장 퇴출’을 지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영국의 우주 인터넷 기업 원웹이 한 예로 이 회사는 3월 초 소유즈 로켓을 이용한 자사 통신위성의 발사를 전면 중단했다. 러시아는 2021년 로켓을 총 25회 발사해 세계 발사체 시장(총 145회 발사)에서 약 17%를 차지했다.


러시아에서 이탈한 발사 물량은 미국의 스페이스X와 프랑스의 아리안스페이스처럼 ‘실력이 검증된’ 발사체 기업으로 몰리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고, 이들 기업은 예정된 발사 횟수나 중량을 조정해 유입되는 물량을 최대한 소화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원웹도 소유즈 사용 중단을 선언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스페이스X와 통신위성 발사 계약을 체결했다.


이런 변화를 가장 반기는 회사는 스페이스X다. 독보적인 발사체 재사용 기술을 보유한 이 회사는 저렴하면서 신뢰도 높은 발사 서비스로 말미암아 세계 발사체 시장에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톰 오치네로 스페이스X 영업부문 부사장은 지난 24일 미국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우리는 변화하는 수요에 빠르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며 이것이 가능한 이유로 수직 계열화된 내부 공급망과 재사용이 가능한 부스터(1단 추진체)를 다수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인공위성의 긴박한 발사가 필요한 고객을 위한 예비공간도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필요할 경우 스타링크 통신위성의 발사 스케줄을 조정해서 로켓에 고객의 위성을 싣을 공간을 마련할 수도 있다”라고 했다. 예비 공간이 구체적으로 얼마나 남아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원웹과 체결한 발사 계약의 구체적인 내용도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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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이티드 런치 얼라인언스(ULA) 제공


가까운 미래에 발사 능력이 향상된 신형 로켓의 도입이 예정된 업체들도 이러한 변화를 반기는 분위기다. 록히드마틴과 보잉의 합작사인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인언스(ULA)는 올해 말까지 최신형 ‘벌컨 센타우르’ 로켓을 실전 배치할 예정이다. 벌컨의 배치가 예정대로 진행되면 ULA이 운용하는 발사체는 델타, 아틀라스-5, 벌컨으로 늘어나고 자연히 발사의 횟수와 중량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ULA는 작년 델타를 1회, 아틀라스-5를 4회 발사했다.


토리 브루노 ULA 최고경영자는 지난 22일 한 콘퍼런스에서 “벌컨의 연내 첫 발사를 위한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에 첫 발사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구체적인 발사 일정은 로켓 1단에 사용되는 BE-4 엔진의 납품시기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BE-4 엔진은 제프 베조스가 이끄는 미국의 우주기업 블루오리진이 제작하는 것으로 현재 최종 품질 테스트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아틀라스-5의 운용에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1단 추진체에 러시아산 RD-180 엔진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ULA는 올해 예정된 발사에 필요한 수량은 이미 확보했다고 밝혀 단기적으로 발사에 차질을 빚을 일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의 아리안스페이스는 이르면 내년 최신형 발사체 아리안-6의 첫 상용 발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예정대로 진행되면 아리안도 내년부터 아리안-5, 베가, 아리안-6 등 세종류 발사체를 운용하게 된다. 아리안-6의 도입은 소유즈 로켓의 이용 중단으로 아리안이 본 손실을 만회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리안은 유럽우주국(ESA)과 러시아가 체결한 발사체 협력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형태로 2011년부터 러시아산 소유즈 로켓을 남미에 있는 프랑스령 기아나에서 발사해오고 있다. 하지만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전면 중단됐다.ㅣ동아사이언스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