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스포츠 관찰예능 끝물?..단순한 일상 버리고 '의미' 담으며 다시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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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2-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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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리 '서울체크인', 파일럿 이어 정규 방송에서도 뜨거운 반응

경제 접목한 '자본주의학교'도 정규 편성 확정

연예인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일에 시청자들이 흥미를 잃으면서 관찰예능도 ‘끝물’이 아니냐는 반응을 얻었지만, 최근 새로운 의미를 담으려는 노력들이 이어지면서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지난 8일 김태호 PD가 연출한 티빙 오리지널 예능 ‘서울체크인’이 베일을 벗었다. 파일럿 방송 당시 제주살이 9년 차 이효리가 서울에서 스케줄을 소화하는 과정을 담아내며 뜨거운 호응을 받았고, 이에 빠르게 정규 편성이 확정됐었다.

정규 첫 회부터 반응은 컸다. 티빙에 따르면 ‘서울체크인’은 첫 공개직후 화제를 모으며 단숨에 공개 당일 유료가입기여자수 1위를 차지했으며, 1회 관련 온라인 클립 영상은 공개 4일 만에 누적 조회수 2000만 뷰를 돌파하기도 했다.

물론 톱스타 이효리의 일상을 엿볼 수 있다는 점도 여전히 유효했다. ‘놀면 뭐하니’의 싹쓰리, 환불원정대 프로젝트 등을 통해 시청자들을 만나기도 했지만 최근 뜸한 활동을 보였던 이효리가 오랜만에 예능 주인공으로 출연하며 그 자체만으로도 화제를 모은 것이다.

그러나 ‘서울체크인’이 여느 연예인 일상을 담는 관찰 예능들과 달랐던 것은, 단순히 스타가 어떤 일상을 보내는지에 주목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누구를 만나고, 어떤 이야기를 나누는지에 집중했다는 것이다. 파일럿 방송에서는 엄정화, 김완선, 보아, 화사를, 정규 첫 회에서는 박나래, 홍현희 등을 만나 연예계 활동을 하며 겪는 고충과 고민을 담아냈다. 특히 파일럿 방송의 출연자들은 여성 댄스 가수라는 공통점을 가진 이들은 서로의 이야기에 더욱 공감하고, 또 조언하면서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펼쳐냈고, 그들의 남다른 끈끈함에 이들이 함께 뭉쳐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요청이 쏟아지기도 했다.

스타의 일상을 엿보는 흥미에서 벗어나, 그들이 나누는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30대 여성들의 일과 고민이라는 새로운 주제들이 담길 수 있었던 것이다. 이것이 시청자들에게도 단순 흥미를 넘어 감동으로 다가가게 되면서 남다른 깊이가 만들어지고 , 이에 한층 새로운 결의 관찰 예능이 탄생할 수 있었다.

지난 설 연휴 파일럿 방송에서 호평받으며 정규 편성을 확정한 KBS2 ‘자본주의학교’는 연예인 가족 일상에 ‘경제 교육’을 접목, 관찰 예능의 새로운 변주를 보여주고 있다. 10대들의 경제생활을 관찰하고 자본주의 생존법을 알려주며, 이를 통해 발생한 수익금을 기부하는 과정까지 담는 이 프로그램은 연예인 가족들의 일상을 카메라로 포착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관찰 예능들과 같은 포맷을 표방하고 있다.여기에 ‘경제’라는 프로그램을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를 두고, 관련 활동을 녹여내면서 교육의 의미를 담아냈다. 이를 통해 연예인 가족들의 생활을 관찰한 끝에 경제에 메시지를 느끼게 하는 관찰 예능의 새로운 활용법을 보여준 것. ‘자본주의학교’의 최승범 PD는 최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관찰 프로그램이라 보시기에 낯설지 않고 익숙한 장면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돈’을 이야기한다. 매 순간 관심을 가지고 화면을 보다 보면 유용한 팁을 얻으실 수 있을 것”이라며 익숙함 속 새로움을 자신하기도 했다.

혼자 사는 연예인들의 생활기를 다루는 MBC ‘나 혼자 산다’를 비롯해 매니저와 함께하는 연예인들의 활동기를 포착하는 ‘전지적 참견 시점’, 혹은 연예인 가족의 모습을 담는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 ‘살림하는 남자들2’ 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 등. 화려함을 벗은 스타들의 소탈한 일상을 엿보는 관찰 예능은 꾸준히 만들어지는 익숙한 포맷이다.

다만 ‘나 홀로’ 생활 또는 육아, 부부 이야기 등 각 프로그램의 주제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스타 게스트를 통해 화제성을 만들어내기 시작하면서 ‘식상하다’는 혹평을 받는 프로그램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화려한 스타들의 이면을 포착하는데 집중을 하는 과정에서 일부 시청자들은 관찰 예능을 보면 ‘박탈감’을 느끼게 된다는 반응까지 내놓기도 했다. 이러한 흐름들이 반복되면서 관찰 예능은 이제 식상한 포맷이 됐다는 반응들을 얻었다.

그러나 ‘서울체크인’과 ‘자본주의학교’ 등은 프로그램이 의도한 주제에 집중하고, 이를 통해 기존 프로그램이 담지 않은 주제나 의미들을 녹여낸다면 관찰 예능은 여전히 신선한 프로그램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데일리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