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스포츠 PGA 캐디들 "韓골퍼 최고" 엄지 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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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2-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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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재·김시우·이경훈 등

꾸준한 성적에 인품도 좋아

생일·식사 등 살뜰하게 챙겨


최경주 "한식에 한국어 관심

과거엔 상상하지 못했던 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한국 선수들 위상이 달라졌다. 꾸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실력에 특유의 따듯한 정(情)까지 더해져 주목받고 있다.


2021~2022시즌 PGA 투어를 주 무대로 삼고 있는 한국 선수는 임성재(24)와 김시우(26), 이경훈(31) 등 5명이다.


콘페리투어에서 좋은 성적을 내 다음 시즌 PGA 투어 출전권을 따낸 안병훈(31)과 김성현(24)을 포함하면 올해보다 내년에 더 많은 한국 선수가 꿈의 무대를 누빌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남자골프의 전설'인 최경주(52)가 2000년 PGA 투어에 처음 데뷔했을 때만 해도 이렇게 많은 한국 선수가 활약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한국 골프와 PGA 투어의 수준 격차가 상당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3년 만에 전 세계 최고 선수들이 모이는 PGA 투어에서 단일 국가로는 미국과 호주, 잉글랜드, 남아프리카공화국 다음으로 많은 선수가 투어를 누빌 정도로 한국 골프 수준이 높아졌다.


최근 가장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는 임성재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PGA 투어 신인상을 받고 3시즌 연속 투어 챔피언십 출전, 통산 2승 등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PGA 투어가 매 대회를 앞두고 최근 성적과 역대 이 대회 성적 등을 고려해 우승 후보를 꼽는 파워랭킹에서도 그의 남다른 존재감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임성재는 출전하는 대부분의 대회에서 PGA 투어가 꼽은 우승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PGA 투어 데뷔 후 단 한 번의 부진 없이 매 시즌 좋은 성적을 낸 만큼 임성재와 호흡을 맞추고 싶어하는 캐디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PGA 투어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선수 성적이 캐디 수입으로 연결되는 만큼 임성재 캐디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는 캐디가 많다고 들었다"며 "인성이 좋고 캐디를 잘 챙긴다고도 소문이 났다. 캐디들 사이에서 임성재의 인기는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인 특유의 따듯한 정에 감동한 PGA 투어 캐디도 많다. 한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 선수들은 캐디, 매니저 등과 시간을 거의 보내지 않는다. 그러나 한국 선수들은 다르다. 대회 기간 20㎏이 넘는 캐디백을 메고 고생하는 캐디를 위해 밥을 사기도 한다.


PGA 투어에서 한국 선수와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는 한 캐디는 "대부분의 한국 선수는 캐디를 진심으로 챙긴다"며 "대회 기간에 밥을 사주고 생일이라고 선물을 줄 때도 있다. 인성에 뛰어난 실력까지 갖춘 만큼 한국 선수를 싫어하는 캐디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현지 매니지먼트 업계에서도 한국 선수를 영입하기 위한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한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임성재와 김시우, 이경훈 등이 PGA 투어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고 있는 만큼 콘페리투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등에서 활약하는 한국 기대주들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교포 선수를 포함하면 10명이 넘는 선수가 PGA 투어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만큼 한국을 골프 강국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이미지가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에 현장에서 한국 선수를 응원하는 팬도 눈에 띄게 늘었다. 미국 현지에서 한국 선수들을 돕고 있는 한 관계자는 "최경주를 응원하던 'Choi's Boys'를 시작으로 '타이거 킬러'라는 별명을 지어준 양용은 팬들에 이어 최근에는 임성재, 김시우 등을 따라다니는 팬이 많다"며 "한국 선수들이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해 팬들과 소통을 잘해서 그런지 인기가 점점 높아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올해로 23년째 미국에서 활약하고 있는 최경주는 과거와 비교해 한식을 즐기고 한국말을 알려달라는 동료가 많아졌다고 밝혔다. 그는 "연습장에 있으면 여러 선수가 찾아와 주변에 맛있는 한식당이 있는지 물어본다. 한국인으로서 한식을 좋아하는 PGA 투어 선수가 많아지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라며 "축하 인사 등을 한국말로 어떻게 건네야 하는지 알려달라는 선수도 많다. 과거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 최근 일어나고 있다. 후배들이 계속해서 한국의 위상을 높여주면 좋겠다"고 웃으며 말했다.|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