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스리랑카, 경제위기에 반정부 시위·대통령 사임...'국가 부도 사태'

페이지 정보

작성일 22-07-12

본문

8095590652d61fae8a6823469c28fe6a_1657621225_217.png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에서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 [사진=월스트리트저널]


스리랑카의 국가 부채 위기로 국가 경제가 불구가 되고 여러 달 동안 정치적 혼란과 민심 동요가 일어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밝혔다. 더불어 외화 보유고가 거의 바닥남으로써 스리랑카는 5월 디폴트에 빠지게 됐다. 스리랑카는 석유와 의약품 등 필수적인 수입 품목을 확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찰이 대규모 시위대를 밀어내지 못하게 되면서 몇 달간 지속된 반정부 시위가 7월 9일 극적인 반전을 맺게 됐다. 시위대는 고타바야 락자팍사 대통령 궁과 라닐 윅레메싱헤 국무총리 관저에 들이닥치고 그 곳을 점거했다. 시위대들은 또한 윅레메싱헤 총리의 사저에도 불을 놓았다. 대통령과 총리 모두 사임하겠다고 밝힘으로써, 초당적인 정부가 놓일 기반이 마련되었다는 평가다. 새로 등장할 정부는 경제 질서를 회복하고, 채권자들과 협상해서 채무 구조를 다시 설계하며, IMF의 자금 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회담을 성사시킬 임무를 맡게 됐다.


스리랑카인들이 시위에 나선 가장 큰 이유는 현 정권의 경제 정책 때문이란 분석이다. 식량 가격이 폭등했고, 순환 정전, 연료를 받으려는 긴 줄서기는 어느새 삶의 일부가 됐다. 


지난 3월부터 산발적으로 전국적인 규모의 시위가 발생해 라자팍사 대통령의 사임과 정치 변화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라자팍사 대통령이 속한 라자팍사 가문은 지난 20년간 스리랑카 정계를 지배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제 위기로 라자팍사 가문의 족벌주의·부패에 대한 비난이 봇물처럼 터져나오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고타바야 라자팍사 現 대통령의 형인 마힌다 라자팍사는 이전 대통령직을 두 번 수행했고, 5월 사임하기 전까지는 총리였다. 두 형제는 수십 년간 이어진 내전을 2009년에 끝낸 후 스리랑카 신할라 족 불교 다수파에게서 광범위하게 인기를 얻었다. 바실 라자팍사, 카말 라자팍사라는 다른 두 형제도 있다. 이들은 지난 4월 물러나기 전까지 재무장관, 농업토목장관직을 유지하고 있었다. 마힌다 라자팍사의 아들 나말 라자팍사는 젊은이였는데도 스포츠 장관이었던 걸로 알려졌다.


스리랑카의 경제 위기를 촉발시킨 원인으로는 코로나바이러스 창궐로 인한 판데믹 상황이 꼽힌다. 이로 인해 여행업이 몰락해 외화 유입이 차단됐다. 또한 전지구적 인플레이션 현상도 원인 중 하나로 거론된다.


하지만 스리랑카 경제 위기의 근본 원인은 지나친 사회기반시설 건설로 인한 부채와 전면적인 감세 정책 때문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아울러 작년 화학 비료를 금지하고 천연 대체 비료를 대체한 정책이 농작물 산출량이 '재앙적'으로 감소한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4월 스리랑카는 외채 지불을 중단했으며, 5월에는 공식적으로 디폴트를 선언했다. 금융 구제를 위해 IMF와 회담을 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체적인 지원책이 나오기까진 여러 달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윅레메싱헤 총리는 스리랑카가 올해 말까지 약 60억 달러가 필요하다고 밝힌 상태다.ㅣ펜앤드마이크